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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만 은행 점포 85곳 사라졌다
1~4월에만 영업점 83곳 집중
팬데믹 이후 폐쇄 속도 빨라져
당국 “점포폐쇄는 금융소외”

5대 시중은행들이 올 들어서만 85곳의 점포를 폐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은행의 공공성’을 이유로 점포 폐쇄 속도조절을 주문했지만, 실상은 점포를 슬금슬금 없앴다는 얘기다.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시행한 5월 1일 이전, 단 넉달 간 83곳의 점포의 문을 무더기로 닫은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들은 다만 올 3분기에는 총 5곳의 영업점(출장소 포함) 폐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무더기 점포 축소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자 ‘보여주기식’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올 상반기 85곳의 영업점을 줄였다. ▶관련기사 3면

통폐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시중은행 중 영업점 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올 1월에만 41곳 영업점의 문을 닫았고 4월에도 24곳의 영업점이 폐업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만 총 11곳의 영업점을 폐쇄했고,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7곳을 통폐합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상반기 영업점 수를 유지했으며, 농협은행은 영업점 1곳 폐업에 그쳤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금융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행은 비용효율화 측면에서 점포수를 줄이고 있으나, 점포폐쇄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점포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층에게는 점포폐쇄가 곧 금융소외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소비자가 겪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5월부터 점포 폐쇄를 결정하기 전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폐쇄 결정 후에도 은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점포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의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점포 폐쇄 과정의 최우선 순위로 고려되는 기준을 금융소비자의 편익에 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금융당국이 영업점 폐쇄 절차를 까다롭게 하기 직전에 시중은행들은 오히려 빠르게 점포 문을 닫았다는 점이다. 해당 조치가 적용된 5월 이후 9월까지 문을 닫거나 닫을 예정인 영업점 수는 총 7곳으로 1~4월(83곳)과 비교해 급격히 줄었다.

실제 올 4월까지 총 65곳 영업점을 폐쇄한 국민은행은 5월 1곳의 지점 통폐합을 끝으로 9월까지 영업점 폐쇄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신한은행 또한 5월부터 단 3곳 영업점 폐쇄만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1월과 2월 축소한 7곳 영업점을 끝으로 당분간 점포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실질적인 조치 이후 은행들이 영업점 폐쇄에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반기의 경우 사전에 통폐합이 계획됐던 곳들이 많았기 때문에, 조정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대되자, 은행은 비용 효율화 등을 이후로 점포 수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5대 은행의 영업점(출장소 포함)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989곳으로 2021년 말(4188곳)과 비교해 199개 감소했다. 이전에도 ▷2016년 4917개 ▷2017년 4726개 ▷2018년 4699개 ▷2019년 4661개 ▷2020년 4425개 등으로 꾸준히 해마다 100~200개가량의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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