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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회장, 생일에 “나 축하해” 자축?…‘팬 계정’이지만 너무한 SNS 빈축 [비즈360]
이재용의 팬페이지를 자처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올린 게시글. 이 회장이 직접 업로드한 듯한 표현을 적어 논란이 예상된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팬페이지를 자처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이 최근 이 회장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는 게시글을 다수 게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심지어 이 회장의 생일날에도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달라는 듯한 글을 올렸다. 최근 재계 젊은 회장들의 자연스런 대외적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향한 팬심(팬+心)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3일 이재용 회장의 팬페이지라고 주장하는 한 인스타그램 계정은 “06.23-Happy Birthday to me(내 생일 축하해). 지금부터 이재용으로 삼행시 경연대회를 시작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게시글은 하루도 채 안돼 2만6000여개가 넘는 하트(좋아요)가 달렸다.

댓글도 4200개를 넘어섰다. 상당수 이용자들은 해당 계정을 이 회장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로 생각하고 생일을 축하하는 댓글을 남기며 응원했다.

[이재용 회장 팬페이지 인스타그램 갈무리]

나아가 해당 계정은 현재 이 회장과 함께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태그하며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출장 중 베트남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부상투혼 with @papatonybear”라고 적었다.

문제는 해당 계정이 이재용 회장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로필 사진과 설명만 보면 자칫 이 회장의 공식 계정으로 착각하기 쉽다. 프로필 설명의 ‘더보기’를 눌러야만 ‘팬 페이지’라는 표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계정 운영자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프로필 설명란에 ‘본 계정은 진짜 이재용이 아닌 팬페이지’라고 명시했지만, 이후 ‘팬페이지’라는 표현으로 수정했다.

또한, 프로필 명 옆에 달린 파란색 다이아몬드 마크(◆)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칭 계정을 방지하기 위해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친 개인이나 기업 등 공식 계정에 파란색 별모양(*) 인증 배지를 붙여 주고 있다. 해당 계정 운영자는 공식 인증 배지 대신 파란색 다이아몬드 마크를 달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공식 인증을 받은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계정명 옆에 붙은 파란색 별모양 공식 인증 배지(빨간 사각형)와 정 부회장의 홀인원소식을 알리는 사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재용 회장의 팬페이지라고 주장하는 계정명 옆에는 파란색 다이아몬드(빨간 사각형)를 부착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해당 계정은 2020년 8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팔로워는 23일 기준 38만8000여명에 달한다. 94개의 게시글 중 상당수가 이 회장의 일정 및 행보와 관련된 언론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끔씩 갤럭시Z폴드 등 삼성전자 제품 관련 영상도 게재된다. 대부분의 게시글 내용에는 주어가 없으며, 이번 생일 게시글처럼 일부에서는 이 회장 본인으로 착각할 수 있는 표현도 나왔다.

앞서 이달 초에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 어머니가 해당 팬페이지 계정에 “딸을 위해 치료제를 만들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가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연락이 와 화제가 됐다. 해당 계정이 이재용 회장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당 계정에 보낸 메시지와는 무관했으며, 이 회장이나 삼성전자도 이번 일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우연히 시점이 겹쳤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지나친 팬심으로 이 회장 ‘사칭’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삼성전자도 해당 계정을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20년 한 차례 사칭 계정을 삭제했지만, 이후 같은 운영자가 해당 팬 페이지 계정으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측은 “회장의 공식 계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러 번 강조해오고 있지만, 추가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팬 페이지라고 명시하고 있어 삭제나 수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측은 사칭이라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계정 삭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에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유한 것은 최태원 회장 뿐이다. 유통업계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다양한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테니스를 치다가 발목을 다쳤다는 것과 함께 깁스를 하고 한일상의회장단 회의로 향하고 있다는 내용을 올린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홀인원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사진과 함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을 노출시키는 여러 개의 계정도 존재한다. 유명 경제인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걸고, 팔로워들을 모으는 방식이다. 대부분은 큰 이목을 일으키지 못하고 사라지지만, 위에서 언급된 이재용 회장 팬페이지 계정처럼 다소 교묘하게 운영될 경우 명확한 사칭의 근거가 없어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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