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국민대(총장 임홍재)는 한국역사학과와 미술학부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제작한 주민 생애사 아트북을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정릉 3동에서 오랫동안 거주해 온 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지역과 주민 역사를 생생하게 복원했다.
해당 수업은 김영미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와 안혜리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가 지난 2019년부터 운영 중인 개설한 팀팀클래스 교과목 ‘생애사 아트북 만들기-구술사와 공동체미술 융합수업’이다.
팀팀클래스는 도자공예학&응용화학, 법학&체육학과 같이 서로 다른 전공 두 개를 융합하여 하나의 교과목으로 만든 수업이다. 융복합교육 실현을 위해 국민대가 직접 설계했다. 배운 지식을 실무에 활용하고 지역 사회와 공유한다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다.
수업은 지난 3월부터 한 학기 동안 진행됐다. 노인들의 생애를 듣고 글과 미술 활동으로 풀어내 생애사 아트북을 제작, 역사와 예술 융합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학생들이 지역사회 문화콘텐츠 기획자가 돼 역사·예술 주체로 실무적 능력을 배양하자는 취지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번 정릉3동 정든마을 도서관을 방문 지역 노인들과 그림을 그리며 인터뷰했다. 생애사 아트북에는 인터뷰 내용, 지역 노인 미술활동 결과물, 학생 창작·편집 그림, 역사적 사진 등 다양한 시각 이미지가 포함됐다. ▷어린 시절의 꿈 ▷일과 가정 ▷정릉 ▷소망 등이 테마다. 지난 13일에는 결과물을 발표하는 생애사 아트북 콘서트와 담벼락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수업에 참여한 국민대 이승진 미술학부 학생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어르신의 인내심과 용기,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이번 기회가 정말 값지다”고 말했다. 배준우 한국역사학과 학생은 “책 작업은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라 호기심이 생겨 수업을 신청했다”며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녹취하고, 그림과 함께 책으로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뿌듯해 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힘을 내 완성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한국역사학과 학생들은 개인의 인생을 역사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전형적인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역사의 다면성을 사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 사람의 생애가 한 권의 그림책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통해 미술전공생들은 미술이 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행복을 줄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