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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닭면 글로벌 인기에 공장 쉴틈 없죠”
수출 전진기지 밀양공장 가보니
2400억 투자 자동화시스템 완비
부산항 가까워 물류비 63% 절감
지역경제 활성화·일자리창출 효과

21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에 있는 삼양식품 밀양공장. 얼핏 봐도 수백개가 넘는 ‘불닭볶음면’이 일렬종대로 배치돼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봉지 라면이 가지런히 담긴 박스에는 ‘중국용’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거대한 로봇 팔이 56개의 박스들을 차곡차곡 쌓아, 랩핑까지 한 번에 마무리했다. 이어 국가별 패키지 포장이 끝난 묶음박스가 자동화한 창고 관리 시스템에 따라 수출용 컨테이너로 이동됐다. 이곳에서 나오는 불닭볶음면의 80%가 중국으로 수출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문을 연 밀양공장을 이날 처음으로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밀양공장은 원부자재 입고부터 완제품 출고까지 전 과정에 자동화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생산공장으로, 삼양식품이 24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만든 축구장 10개 규모(지하 1층~지상 5층, 약 7만303㎡)의 대표적인 ‘수출 전진기지’다.

당초 삼양식품은 1700억원을 투입해 신공장을 준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외사업본부가 매년 수출액을 갱신하면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투자 규모를 700억원 확대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삼양식품이 2012년 선보인 불닭볶음면은 해외 수출이 본격화한 2016년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9090억원)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만 66.6%에 달한다. 2016년(25.9%)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2.6배가량 뛰었다. 해외 매출 가운데 불닭볶음면 매출 비중만 따지면 무려 79%로 껑충 뛴다. 최근 6년 만에 기록한 ‘불닭볶음면 신화’는 삼양식품이 창사 이래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 달성을 정조준하게 만들었다.

이날 기자가 찾은 밀양공장에는 제면·증숙·납형·유탕·냉각·검출·포장 공정을 차례대로 거칠 수 있게 만든 8대의 생산라인이 설치돼 있었다. 하루 한 대의 생산라인에서만 분당 800개의 라면이 만들어진다. 기존 원주공장·익산공장과 비교하면 각각 1.9배·3.6배 빠른 속도다. 자동화 관리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생산 투입 인원도 기존 원주공장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박인수 삼양식품 밀양공장장은 “밀양공장에서만 연간 6억7200만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올해 연간 4억5000만개 생산, 연간 매출액 3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이 신공장 부지로 밀양을 선택한 이유는 수출에 최적화된 입지 조건 때문이다. 밀양은 부산항과 인접해 있어 기존 원주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부산항으로 이동시키는 물류 비용을 63.1% 절감시킨다. 수출용 컨테이너 대당 65만원가량이 절약된 셈이다.

박 공장장은 “신공장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중국 징동그룹으로부터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제안받기도 했다”며 “그러나 국내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불닭이 지닌 ‘K-푸드’ 상징성 등이 고려돼 국내 공장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밀양=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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