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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남 출간만 해주다가 직접 책 쓴 박영욱 출판사 대표의 인생
북오션 대표로 자전적 에세이 ‘내일도, 처음처럼’ 출간
출판기념회도 가지며 “출판업계 입문 초심 지켜가겠다”
60살 되기 전 1000권 출간 목표…현재까지 600권 내

출판사 대표로 환갑이 되기 전에 책 1000권을 출간하는 게 꿈이라는 박영욱 북오션 대표. 이번엔 출판인이 아닌 직접 책(‘내일도, 처음처럼’)을 내며 저자로 입문한 그는 그 꿈을 향해 다지는 초심을 자전적 에세이를 통해 표출하고 싶었다고 한다. 박 작가가 자신의 책에 사인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영상] “출판사 대표로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등 여태까지 남의 책을 내주는 일을 했습니다. 그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책 하나 내고 싶었어요. 오늘 저자로 이 자리에 서니 감회가 새롭네요.”

최근 출판사 사장이라는 옷(?)을 벗고 저자(자전적 에세이 ‘내일도, 처음처럼’)로 입문하면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박영욱 북오션 대표의 말이다. 그는 지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윤자영 소설가(고교 생물교사 겸 추리소설 작가)가 사회를 보는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100여명의 좌석은 꽉 채웠다. “그동안 저와 같이 협업했던 저자들도 많이 오셨지만, 지인도 많이 찾아와 격려해주셨어요. 아마 출판업계에 들어선 이후 (제가 늘)강조해왔던 ‘초심’을 잘 지키라는 당부 말씀의 참석이 아니었나 합니다.”

박 대표(이후 작가로 칭함)가 말하는 초심은 출판업계, 나아가 우리 사회 신진 작가 발굴과 책 문화 활성화를 뜻한다. 이문보다는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둔, 인생 말이다.

박 작가는 환갑이 되기 전 1000권 출판하는 게 꿈이다. 기성 작가 외에도 부지런히 신진 작가를 발굴해 새로운 필자들을 인큐베이팅하는 것도 그의 인생 표방점이다. 말이 1000권이지 쉬운 일은 아니다. 매주 2~3권씩 출판해야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단다. 신발끈을 꽉 매고, 쉼없이 100미터 전력질주해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분주한 작업이다. 노동강도도 작지는 않다.

부지런한 출판쟁이로 끊임없이 달리고 있기 때문일까. 박 작가 꿈은 순항 중이다. 현재 그의 출판사 이름으로 600권 정도를 출간했다. “1000권을 내겠다는 꿈, 그게 바로 저의 초심입니다. 누가 뭐래도, 상황이 아무리 열악해도 포기할 수 없어요. 꼭 이루고 싶습니다.”

박 작가가 하고 싶은 일은 원래 출판 쪽은 아니었다. 한때 검사를 소망했고, 문학평론가가 되고 싶기도 했다. 그게 인생 고민과 방황의 시기로 이어졌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정해진 운명의 길’은 우연히 찾아왔다. “학사장교 전역이라는 군대 딱지를 떼고 서른 살의 늦은 나이(그때는 이십대 초중반에 시작하는 이가 많았다)에 출판계에 뒤늦게 입문했어요. 정말 늦깎이였죠. 자산은 달랑 대학시절 내내 읽은 책 뿐이었습니다.”

박영욱의 자전적 에세이 ‘내일도, 처음처럼’

출판계엔 그런대로 잘 적응했단다. 처음엔 적성이 맞지 않아 고생했지만 에이전시, 번역자, 작가들과의 미팅을 통해 사람 만나는데 흥미가 있음을 깨닫고는 기획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1년8개월이라는 짧은 출판사 경력을 뒤로 하고 짧은 이직을 거쳐 서른 두살에 IMF라는 거대한 절망의 늪에서 창업했단다고 한다. “그때는 생소한 번역자 에이전시, 국내 작가 에이전시이자 출판 전문기획사인 ‘한성출판기획’을 15년 운영했습니다. 잘 모르는 나라의 책을 소개하려고 ‘옵션/에이전시’를 창업해서 죽어라고 뛰었지요.”

당시 이탈리아, 독일, 일본, 중국, 대만 도서전을 찾아다니며 저작권 미팅으로 열과 성을 다한 것은 박 작가로선 이제 와보니 재미있는 추억이었다고 말한다. 도서전이 있는 곳은 국내는 물론 해외를 불문하고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는 것이다.

박 작가는 이후에도 일관성 있게 달렸다. ‘P&P디자인’이라는 편집대행사를 창업, 확장하다가 2013년 5월부터는 오직 출판에 매진 중이다. “지금은 OTT 플랫폼 시대임을 실감합니다. 각종 OTT 드라마를 배속으로 일일이 챙겨보면서 영상 판권 계약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OTT와 궁합을 추구하면서 1000종 발행의 결승선을 향해 계속 뛰고 있는 중입니다.”

박영욱 작가의 자전전 에세이 ‘내일도, 처음처럼’ 출판 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박 작가가 이번에 자전적 에세이를 낸 것은 자신의 인생을 잠깐 정리하고 새로운 비전을 향해 또다시 달리기 위한 것이지만, 더이상 늦지 않게 사모곡(思母曲)을 하늘 나라에 올리고 싶은 이유도 있었단다.

박 작가에 전부였던 어머니는 몇년 전 별세했다. “자식으로선 다 그렇겠지만 어머지는 제 쉼터이자, 그늘이자, 안식처였습니다. 어머니를 위해 ‘이 자식이 지금까지 그런대로 살아왔다. 아들에게 잘 했다고 칭찬 한마디 해주시라’라는 말을 책을 통해 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출판업계에 몸을 담은지 27년. 그의 초심은 굳건하고 요동칠 기미가 없다. 인터뷰 마지막에 한마디 해달라니 다음과 같이 말하며 웃는다.

“장사 잇속 보다는 책임감을, 인기 제1추구 보다는 신진 작가 발굴 등의 사명감을 중시하는 출판인이 되고 싶습니다. 출판계가 어려운데, 많이들 응원해 주십시오.”

ysk@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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