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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 1ℓ 3000원 시대 온다
업계 “생산비 올라 인상 불가피”
생산비 상승으로 낙농가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최근 낙농가와 유업체들이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고객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

생산비 상승으로 낙농가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낙농가와 유업체들은 올해 우유 원유(原乳) 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이달 중 협상에서 가격이 결정되면 8월부터 적용돼 순차적으로 마트·편의점에서 파는 우유 가격이 오르게 된다. 늦어도 올여름에는 마트에서도 1ℓ 한 팩당 3000원짜리 우유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매년 5월 통계청이 우유 생산비를 발표하면 6월 원유가격 협상이 시작된다. 올해는 8월부터 인상된 원윳값이 적용될 예정이다. 협상위원회에는 ▷낙농진흥회 이사 중 1인 ▷생산자 단체 소속 3인 ▷유업체 단체 소속 3인 등 7인으로 구성된다. 지난해의 경우는 낙농제도 개편과 맞물려 해당 협상이 9월 16일에야 시작됐고 11월 4일에서야 ℓ당 가격을 49원 인상한 999원을 지급하기로 결정됐다.

이 ‘원유가격’에 여러 비용이 더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결정된 올해 원유가격은 ℓ당 999원이다. 낙농가는 999원에 품질·위생에 따라 인센티브를 더해 약 1150~1160원 가격에 제조사에게 원유를 판다. 이 가격을 ‘원유수취가격’이라고 하는데, 이는 달마다, 농가마다 다르다. 낙농가로부터 원유를 구한 유업체는 멸균, 살균 등을 통해 우유를 만들어 이를 마트 등 유통업체에 공급한다. 이때 우유 1ℓ의 ‘소비자가격’은 통상 2800원 후반대로 형성된다.

최근 10년 동안 원유의 가격은 ‘생산비 연동제’가 적용됐다. 2010년 초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젖소 수가 급감하자,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적용된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마시는 우유인 음용유와 요거트, 커피 등에 들어가는 가공유의 가격을 다르게 정하는 제도다. 그동안 생산비 연동제에 따라 가공유 가격 부담을 느낀 유제품 제조업체는 수입산 원유를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국내산 가공유를 업체가 다시 찾도록 하기 위한 정부의 결정이라고 업계는 전했다.

올해 원유기본가격 조정 범위는 1ℓ 기준 음용유 69~104원, 가공유 87~130원이다. 마시는 흰 우유 기준 원윳값이 최소 6.9%에서 최대 10.4%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최근 5년 동안 ℓ당 원윳값은 926원(2018년~2020년)→947원(2021년)→999원(2022년)으로 계속 인상된 뒤 올해 10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원윳값이 정해지면 업계에서도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에는 원윳값이 ℓ당 49원(5.1%) 인상되자, 서울우유는 1ℓ 가격을 6.6% 올렸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연이어 9.6%, 8.6% 인상했다. 올해 원윳값이 6.9~10.4% 사이에서 오른다면 이 영향으로 10%대 소비자가격 인상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원윳값이 인상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선 생산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유 생산비에는 ▷사료비 ▷수도광열비 ▷방역치료비 ▷자동차비 ▷토지임차료 ▷고용노동비 ▷분뇨처리비 ▷생산관리비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생산비용이 품목별로 6~20% 올랐다.

여기에 공장을 가동하는데 들어가는 전기·가스비 외에도 물류운반비용, 인건비 등도 함께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최소 6.9% 오르면 현재 우유 가격 기준으로는 약 200원 정도가 오를 것”이라며 “이 경우 1ℓ 우유 한 팩은 3000원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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