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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 만에 원/엔 800원대 진입…円테크, 지금도 안 늦었을까?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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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19일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오전 8시 23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49원이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이처럼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엔화에 대한 투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진 것은 미국·유럽 등 주요국에서 긴축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이처럼 일본은행이 완화정책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일본은행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 상태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했다. 특히 최근에는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엔 환율이 크게 떨어졌다.

서정훈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100엔당 890원 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른 엔화 투자 수요 역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비호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도 "최근 엔/원 환율은 10년 내 최저 수준에 근접해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했다.

엔저를 활용한 가장 쉬운 투자 방법은 환전 이익을 노리는 것이다. 엔화 값이 쌀 때 미리 돈을 바꿔 놓으면 된다. 실제로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엔화 매도액은 301억엔(약 2730억원)으로 4월보다 32% 증가했다.

엔화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엔화엔선물’ ETF가 있다. 16일 현재이 ETF의 거래대금은 57억원에 달하고 있다. TIGER 엔화엔선물 ETF는 거래소에서 발표되는 엔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일본 주식에 투자, 향후 주가가 상승하고 엔화 값이 올랐을 때 ‘쌍끌이 수익’을 올리는 법도 있다. 최근 일본 증시 강세로 국내 증권사에 예치된 엔화 예수금과 일본 주식 평가액이 급증하고 최근 두 달간의 국내 투자자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가 앞선 2년간의 규모를 뛰어넘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총계 기준 상위 8개 주요 증권사에 예치된 엔화 예수금 및 일본 주식 평가금액 전체 규모를 파악한 결과, 지난 15일 기준 총 4조946억2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8개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하나·KB·메리츠·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3조1916억원)보다 9000억원 이상(28.3%)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1월 말(3조4924억5천만원)과 비교해봐도 6000억원 이상(17.2%) 증가했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일본 주식을 쓸어 담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총 3441만7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달에도 지난 15일까지 이미 1851만3600달러를 순매수한 상태다.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2위는 모두 상장지수펀드(ETF)였다. 1위는 '글로벌 엑스 일본 반도체 ETF'(2484만 달러), 2위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헤지 ETF'(2248만 달러)였다. 일반 종목 중에서는 소니그룹(380만 달러), 아식스(300만 달러), 미쓰비시상사(241만 달러), 니덱(237만 달러)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엔화 투자 매력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안전자산 투자 관점에서 엔화가 달러화보다 더 매력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환율 상승만 노리고 통화 자체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투자자 관점에서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며 "너무 큰 비중을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에 일본 엔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겠지만, 다른 통화들에 비해 달러 대비 강세가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엔화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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