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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힙’하게 차원 넘는 ‘스파이더맨’, 이번엔 친구에게 쫓긴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21일 개봉
스케일 커진 멀티버스…다양해진 스파이더맨들
정체성 부정 당한 마일스, 스스로 길 찾아 나선다
[소니 픽쳐스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그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He's not the only one)”

밴드 동아리에서 드럼을 치는 그웬은 이 말을 반복한다. 드럼을 칠수록 과거의 기억이 뇌리를 스친다. 빠른 속도의 드럼 음악과 그웬의 기억이 교차하는 장면. 신작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첫 장면이다. 그웬이 되뇌이는 이 말은 영화 전체의 이야기를 예고한다.

소니 픽쳐스의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돌아왔다. 2018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후속작이다. 1편은 다중 우주에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존재한다는 멀티버스 세계관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2019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이번 신작도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개봉한 북미에선 이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에도 멀티버스가 중심이다. 다만 스케일이 훨씬 커졌다.

[소니 픽쳐스 제공]

자신의 차원에서 스파이더우먼으로 활약하던 그웬은 아버지와의 갈등을 겪고 ‘팀 스파이더맨’을 이끌고 있는 미겔 오하라를 따라 다른 차원으로 떠난다. 그웬은 팀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또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다 마일스와 재회한다. 마일스는 다른 차원으로 또 가는 그웬을 몰래 따라가고, 이로 인해 멀티버스 세계 질서의 균열을 마주하게 된다.

켐프 파워 감독은 국내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멀티버스가 활용되는데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멀티버스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소니 픽쳐스 제공]

이번 영화의 키워드는 ‘정체성’이다. 전편에서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우연히 갖게된 마일스가 다른 스파이더맨들과 악당에 맞서는 이야기라면 이번 신작에선 다른 스파이더맨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 당하자 주체적으로 정체성을 확립해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모랄레스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샤메익 무어는 “다양한 스파이더맨들과 교류하면서 ‘어떻게 하면 나도 멋져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 사이에 낄 수 있을까’ 등을 고민하며 멀티버스에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했다.

[소니 픽쳐스 제공]

영화의 재미는 단연 만화책을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듯한 압도적인 비주얼이다. 2차원 삽화와 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뉴욕 맨하탄과 각종 악당들은 감각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는 동시에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인다.

스파이더맨의 종류도 화려해졌다. 임신한 스파이더우먼, 인도계 스파이더맨, 록스타 스파이더맨, 레고 스파이더맨 등 그림의 질감마저 다르게 표현된 스파이더맨들이 등장한다. 특히 멀티버스 내 모든 스파이더맨이 한꺼번에 마일스를 쫓는 장면은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파워 감독은 “추격 장면을 완성하기까지 과장 없이 1년 정도 걸렸다”며 “어느 국가나 지역에 살든 ‘우리 동네에도 스파이더맨이 존재할 것 같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소니 픽쳐스 제공]
[소니 픽쳐스 제공]

영화는 다양한 세대와 공감대도 형성한다. 가족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10대 청소년들, 그리고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와의 갈등.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 장면들이 부모와 자식 세대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다.

영화 음악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지난 1편에서 포스트 말론, 스웨이 리의 ‘선 플라워’ 등 트렌디한 음악을 선보였다면 이번엔 힙합은 물론, EDM, 락 등 훨씬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영상미와 함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나스, 릴 웨인, 릴 우지 버트, 21 새비지 등 톱 뮤지션들이 총출동해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다.

다만 런닝 시간이 140분으로 다소 긴 편이다. 전작과 이어지는 스토리여서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

21일 개봉. 140분. 전체관람가.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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