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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픈 전설·수려한 절경...연천 재인폭포,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된다
광대 재인과 부인의 사랑 이야기서 유래
하얀 물줄기·에메랄드빛 소, 색조화 장관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2일 유네스코 지질공원 연천 재인폭포(사진)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재인폭포는 용암이 식으면서 생긴 원형의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와 절벽 아래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 협곡을 지나 한탄강으로 이르는 지형이 조화되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미국 이름이 아니다. 줄을 타는 광대 재인(才人)과 부인의 사랑 이야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재인의 아내를 빼앗으려고 고을 수령이 재인이 타고 있던 줄을 끊어 추락사시켰다는 슬픈 전설이 기가막힌 절경 속에 묻혀있다.

재인폭포는 빼어난 경관 뿐만 아니라 신생대에 용암이 굳어지며 생성된 현무암이 침식되며 만들어진 주상절리, 하식애(河蝕崖:하천 침식작용에 의해 계곡 사면에 형성된 절벽) 등 다양한 지질구조를 확인하는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유네스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최초로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질공원으로서, 북한의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한 한탄강과 그 하류에 위치한 임진강 합수부를 포함한다.

연천 등 한탄강 일대는 70만~50만년 전, 공동작업장을 갖추고 똑똑한 구석기인의 표상인 ‘주먹도끼’를 사용했던 선사시대 유적의 성지이다. 서양에서만 발견돼 서양인들이 동양을 업신여기는 이유 중 하나였던 주먹도끼가 연천에서 발견되자, 중국과 일본이 우리 만큼 좋아했다. 2019년에는 연천 임진강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땅바닥이 패여 물이 고인 곳을 일컫는 재인폭포의 소(沼)에는 천연기념물 어름치, 멸종위기 야생생물 돌상어 등이 서식하고 그 주변으로 수리부엉이, 수달, 산양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이 지속 관찰되는 등 생태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으로 평가된다.

재인폭포는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와 에메랄드빛 소가 빚어내는 색의 조화가 아름다워 제주 천지연폭포와 비교되곤 한다. 연천군은 2020년 하반기, 재인폭포 공원화 사업을 마무리했다. 한탄강 협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트레킹코스와 관찰데크로드, 갈대숲, 나무로 만든 통일열차와 트럭 등을 소품으로 꾸며놓았다.

문화재청은 향후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인폭포의 명승 지정을 확정한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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