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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분 만나는 게 소원?” 매너온도 99도 ‘당근족’ 정체 알고보니
당근마켓 매너온도 99도 이용자가 거래하는 사람에게 덤으로 준 간식. [당근마켓 공식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말로만 듣던 당근마켓 ‘매너온도 99도’님이랑 거래했는데…왜 99도가 99도인지 알게 됐어요.” (당근마켓 이용자)

지난달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당근마켓 매너온도 99도 클라스’라는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한 이용자가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인 당근마켓에 “유통기한이 3년 지났는데 사용해도 괜찮을까요? 당장 카놀라유를 살 돈이 없어서요…”라고 물어보는 글을 올리자 “선생님, 이거 드시지 마시고 카놀라유 값 보내드릴 테니 사서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는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선행을 베푼 사람은 다름 아닌 매너온도 99도 이용자였다. 5년 동안 940명과 거래한 이 이용자는 무려 938명으로부터 ‘재거래희망률 100%’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른바 ‘매너온도’는 개인별 신뢰 등급 제도로, 신규 가입 시 36.5도부터 시작해 거래 상대방이 평가한 8가지 항목에 따라 온도가 올라간다. 최저 온도는 0도, 최고 온도는 99도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매너온도99도 이용자의 미담 사례.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너온도 99도 이용자를 만난 목격담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아파트 5층까지 거래 제품을 무료 배달하고, 맥주·빵·요거트 등 각종 간식은 물론 이불까지 덤으로 준다. 현금 거래를 할 때는 빳빳한 새 돈으로 뽑아 봉투에 넣어서 건네는 것은 필수, 족욕기 판매 이후 전문가 수준의 사후관리(A/S)까지.

중고거래 때마다 아낌없이 퍼주는 이들의 정체는 당근마켓 상위 0.03%에 해당하는 매너온도 99도 이용자들이다. 매너온도는 거래나 나눔 후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수록 온도가 올라간다. 반대로 매너가 좋지 않거나 당근마켓 운영 정책을 어겨 경고를 받으면 낮아진다.

지난 1월 당근마켓이 전체 이용자의 매너온도를 분석한 결과 99도를 기록한 사용자는 작년 12월 기준 1만98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매너온도를 처음 도입한 이후 7년여만에 1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50도 이상인 이용자도 31만 6513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아파트 5층까지 거래 제품을 무료 배달한 매너온도 99도 이용자. [당근마켓 공식 유튜브 채널]

매너온도 99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는 동네는 1위 서울 강남구(277명), 2위 서울 송파구(198명), 3위 성남 분당구(188명)로 나타났다. 그 뒤를 서울 강서구(174명)와 경기 화성시(172명)가 이었다. 서울과 경기 이외 지역에서는 대전 서구, 세종시, 인천 부평구 등이 순위권에 올랐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료로 제품을 나누는 ‘나눔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1856번의 나눔을 실천한 ‘나눔왕’ 이용자의 매너온도도 99도였다. 매너온도에는 1년간 거래한 활동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며, 최근에 받은 거래 후기가 많을수록 온도가 더 높아지는 구조다.

박선영 당근마켓 중고거래팀장은 “당근마켓 매너온도는 안전하고 건강한 동네 문화의 바로미터”라며 “앞으로도 이웃 간 오가는 신뢰 속에서 긍정적인 거래 경험과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가치 있는 연결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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