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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北 발사체 15m 동체 식별 인양 중…김여정 “정찰위성, 머지않아 임무수행 착수”
김여정 “위성발사 주권적 권리 부정 못해”
北, 실패 불구 2차 발사 노골화
北, 실패 시인하고도 내부적으로는 ‘쉬쉬’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박상현 기자] 북한이 한 차례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2차 발사를 감행할 것임을 공언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 시도를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고, 동맹국 및 우방국과 공조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추가 발사 가능성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일 ‘그 누구도 위성 발사에 대한 우리의 주권적 권리를 부정할 수 없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국제사회의 규탄을 반박하며 계속해서 위성 발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먼저 “우리의 위성 발사가 굳이 규탄 받아야 한다면 미국부터 시작해 이미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들이 모두 규탄을 받아야 한다”며 “그야말로 자가당착의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전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발사했으나 엔진과 연료 문제 등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성패 여부와 무관하게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이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부장은 특히 “불안·초조해하는 미국과 주구들의 심리를 읽으며 정찰수단 개발에 더 큰 힘을 쏟아 부어야 하겠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면서 “확언하건데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임무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며 추가 발사를 기정사실화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역시 전날 발사 실패를 시인하면서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북한의 추가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총체적으로 너무 서둘렀다”며 “예견된 실패”라고 지적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엔진 문제를 며칠 사이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해결한다고 해도 수일 내 발사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실패 원인을 기만할 이유는 없고 더군다나 실패를 인정한 상태”라며 “엔진·연료 등 문제는 우리 정부 발표와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통보한 11일까지 2차 발사는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하는데 6개월 이상 걸리는 게 평균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로켓 ‘은하 3호’ 발사에 실패하자 약 8개월의 재정비 후 같은 해 12월 ‘광명성 3호 2호기’를 발사해 궤도진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전례가 있다.

다만 정부는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 측에 지난달 31일 0시부터 오는 11일 0시 사이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만큼 이 기간 내 추가 발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공시했던 11일까지 최악의 상황은 대비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날 발사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의 정보분석에 의해 발사 실패가 사실로 드러나게 될 것을 고려해 비교적 빨리 실패를 시인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2012년 4월 광명성 3호 발사 실패 때는 5시간가량 지난 뒤에야 관련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군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과 위성운반로켓 잔해 수색·인양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군은 전날 대형 원통형 물체를 식별한데 이어 훼손되지 않은 채 끌어올리기 위해 신중히 인양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수상함구조함 통영함과 광양함 등을 투입해 나머지 잔해 수색도 펼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현재 함정 수척과 항공기를 투입해 추가 잔해물을 탐색하면서 전날 식별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동체 일부를 인양하기 위해 작전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동체 일부는 수심 75m 깊이에 수평으로 누워진 상태로 동체 길이는 약 15m, 직경은 2~3m로 무게도 꽤 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 관계자는 “전날부터 해군 잠수인력을 투입해 인양작전을 실시하고 있으나 인양 작전 해역의 수중 시야가 안좋고 수중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는 등 제약사항이 있다”며 “여러 안전 요소를 고려해 포화잠수가 가능한 잠수함구조함을 추가 투입해 작전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이번 위성 발사 실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 주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은 이날 오전까지 위성 발사 실패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이 전날 위성 발사 실패 소식을 전한 조선중앙통신은 외국을 대상으로 하는 관영매체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날 김 부부장 담화와 별도로 김선경 외무성 부상 담화를 내고 제주에서 개최된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회의와 이를 계기로 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엔데버 23’을 빌미로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비난공세를 펼쳤다.

김 부상은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를 자극하는 불장난 소동에 계속 매여달리고 있다”면서 “이번 훈련은 동북아시아 지역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촉매제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연합]
shindw@heraldcorp.com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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