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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임대료 감면 ‘끝났다 vs 아니다’…법원 “사무실 비워라”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임대료 제값대로 지급하라”고 했으나 거부
임대료 3기 밀리면서 결국 계약 해지
법원 “부동산 인도하고, 밀린 임대료·지연이자 지급하라”
사진은 참고용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이 3개월 치 임대료를 내지 않아 사무실을 비워주게 됐다. 코로나19 당시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50% 감면받았는데, 약 1년 뒤 “이젠 임대료를 제값대로 내라”는 임대인의 요구를 무시한 끝에 임대차계약이 해지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공성봉 판사는 임대인 측에서 A법무법인과 해당 법무법인 구성원 변호사들을 상대로 낸 건물인도 소송에서 최근 원고(임대인)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A법무법인에게 “부동산을 임대인 측에 인도하고, 밀린 임대료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했다. 소송비용도 A법무법인 측에서 부담하게 했다.

A법무법인은 2020년 8월 서초동의 한 지상 5층, 지하 3층 건물 중 5층(전용면적 340㎡)을 약 4개월간 임대하기로 계약했다. 보증금 1억 5000만원에 임대료 월 900여만원(관리비 등 포함) 조건이었다. 이후 계약 갱신 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양측은 2022년 2월까지 임대료를 50% 감면하기로 했다. 덕분에 A법무법인은 1년 이상 임대료를 50% 아꼈다.

갈등은 그 이후인 2022년 3월부터 벌어졌다. 임대인 측은 “이번 달부턴 임대료를 제값대로 지급하라”고 했지만, A법무법인은 이를 거부했다. 계속해서 50% 감액된 임대료를 지급했다. 결국 밀린 임대료가 3개월 치를 넘어서게 되자, 임대인 측은 계약 해지를 통지하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밀린 임대료가 3기(3개월 치)에 달하는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1심 법원은 임대인 측 손을 들어줬다.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하면, A법무법인이 밀린 임대료가 3기 이상에 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임대차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됐으므로 A법무법인은 임대인 측에 건물을 인도할 의무와 동시에 밀린 임대료 및 지연이자를 연 14% 비율에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 과정에서 A법무법인은 “임대료를 밀린 적이 없다”며 “(2022년 3월 이후에도) 임대료를 50% 감면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A법무법인) 측에서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에 대해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최근 유사한 소송이 많다”며 “A법무법인 측에선 임대차 계약 내용이 도중에 변경됐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입증할 계약서나 서류 등은 법원에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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