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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 아저씨' 활동 중단 선언…“은혜 모르는 금수보다 못한 자 많아”
유튜브채널 ‘서정덕TV’에서 입장 밝혀
박순혁 금양 전 홍보이사가 올린 활동 중단 선언 글. [서정덕TV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옛말에 은혜를 모르는 자 금수만도 못하다고 했습니다. 지금 금수보다도 못한 자들이 많습니다.”

국내 2차전지 종목을 추천하며 '배터리 아저씨’로 불린 박순혁 금양 전 홍보이사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24일 유튜브채널 ‘서정덕TV’에는 지난 22일 '무거운 멍에를 내려놓고자 합니다'란 제목으로 박 전 이사의 입장을 밝 힌 글이 올라왔다.

박 전 이사는 "이 시간 이후 더이상 서정덕TV를 포함해 대다수 채널에서의 미디어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K배터리 홍보대사의 역할을 해 온 것도 오늘부로 다 그만둔다. 이제 '밧데리아저씨'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셈이다"고 했다.

박 전 이사는 그러면서 그간의 소회를 격앙된 표현으로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지난 1년여간 '월화수목금금금'의 고된 생활을 하며 고군분투했다"며 "금양으로부터 받는 월급의 10배만큼 값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한국의 2차전지 산업 발전과 대한민국 미래에 공헌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텨왔다"고 했다.

자신이 K배터리 홍보에 열을 올린 덕에 덕본 주체들을 지목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K배터리 투자 열풍으로 주가 상승의 혜택을 입었으며, 그로 인해 기업들은 설비 증설 및 해외 시장 개척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가 자신의 은혜를 입었다며 "누구도 저의 활약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본인이 재직했던 금양의 경우 1년여 만에 시가총액이 무려 16배나 증가했다며, 금양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약 1100억원 가치의 200만주는 이제 몽골 광산 회사 지분을 인수하는데 쓰이게 됐다고 박 전 이사는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옛말에 은혜를 모르는 자, 금수만도 못하다고 했다. 지금 금수보다 못한 자들이 많다"며 자신 덕을 본 이들에게 섭섭함을 드러냈다.

박 전 이사는 금양이 금감원과 거래소 등의 외압에 못 이겨 자신의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하며 "금양의 한 임원이 사퇴 이틀 뒤에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로 책정된 2만주를 받고 싶다면 자중하라는 압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었다"고 했다.

아울러 K-배터리 기업들에도 "내가 가져다준 혜택 다 받아먹고, 내가 곤경에 처했는데 누구 하나 나서주는 기업이 없다"며 "참으로 땡땡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박 전 이사는 정부에게도 "왜 남일 보듯 하냐"며 비판의 열을 올렸다. 그는 "중국 배터리 찬양론자들이 금감원, 거래소와 손잡고 K-배터리 산업을 도륙 내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무원들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데도 책상 위 팬대나 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50 넘은 나이에 직장에서 잘리고, RSU 2만주도 사라졌으며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대한민국 미래에 많은 공헌을 하게 된 것은 정말 스스로 뿌듯하지만 그 혜택은 다른 이들이 다 누리고 저에게는 핍박만 가해지는 이런 현실에서 이제는 '배터리 아저씨' 활동을 그만두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원래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다. 혜택은 자기들이 다 누리고 피해는 '밧데리 아저씨' 당신 혼자 보라는 것은 정말 이기심의 끝판왕이 아니고 무엇이겠냐"며 "당신들의 이기심과 당신들의 비겁함과 당신들의 무책임 속에서 밧데리 아저씨는 역사의 뒤안 길로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고 섭섭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금양은 박 전 이사가 기업의 주요 경영 사안인 자사주 매각 사실을 공시 전 유튜브에서 미리 누설하며 공시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지난 16일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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