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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징계 회피 탈당 김남국...신속수사로 의혹 전모 밝혀야

‘거액 코인 투자’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탈당했다. 의혹이 불거진 지 9일 만이다. 당 지도부는 탈당으로 당 자체 조사와 윤리감찰을 중단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의원총회에서 반발이 나와 계속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의총에선 “당의 징계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꼼수 탈당” “(지도부가) 늑장대응하면서 다 죽게 생겼다” 등 성토가 빗발쳤다.

민주당 의원의 잇따른 면피성 탈당에 국민적 피로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민형배 의원은 지난해 4월 ‘검수완박’ 강행을 위해 위장 탈당했다.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심의·의결권을 훼손했다며 ‘위법’ 판결을 내렸지만 1년 만에 복당했다. 최근엔 ‘돈봉투 살포’ 사태와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했지만 역시 ‘무늬만 탈당’이란 지적이 많다. 급속도로 나빠지는 여론에 당 지도부와 당사자들이 ‘소나기 피하기식’ 탈당을 여론무마용 카드로 써온 것이다. “보수 진영은 부패로, 진영 진영은 분열로 망한다”고 했는데 이젠 옛날이 될 판이다. 도덕적 우위를 정체성으로 하는 민주당이 구태와 부패, 사적 탐욕과 관련한 문제들로 도마에 오른 참담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당원 동지께 송구하다”고 했지만 국민에겐 사과하지 않았다.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허위 사실에 기반한 언론 보도에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정작 자금 출처와 투자 경로, 특혜 의혹 등은 제대로 해명하지 않았다. 김 의원의 탈당으로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한계에 봉착했다면 이제 길은 하나뿐이다. 검찰이 신속한 수사로 의혹의 전모를 밝히는 수밖에 없다.

검찰은 김 의원의 ‘위믹스 코인 60억원 보유’ 의혹을 수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조세 포탈,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를 적용해왔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김 의원을 고발하면서 공직자윤리법 위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뇌물수수, 사기 등 혐의도 추가되고 있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규명으로 어디까지가 법 위반이고, 어디까지가 윤리적 문제인지 국민이 분별할 수 있도록 가르마를 타줘야 한다.

김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안보고 도중에 수차례 코인거래를 한 기록이 나왔다고 한다. ‘이모(李某)’를 ‘이모(姨母)’로 착각해 엉뚱한 말을 한 연유를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적 이익에 매몰돼 국회의원 본연의 직분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조국 사태에 이은 ‘내로남불 2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이 당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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