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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기사', 하루 만에 글로벌 2위…K-디스토피아 계보 이을까
마스크 쓰는 일상에 공감대 통했다
황폐화된 한반도 …실감나는 그래픽
화려한 총격전·추격전…강렬한 눈빛 연기
'택배기사'[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그야말로 '택배기사'의 긴급 배송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택배기사'가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2위에 올라섰다. '택배기사'가 K-디스토피아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글로벌 스트리밍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이날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다. 전날 '택배기사'가 공개된 지 하루 만이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에서 전설의 택배기사 ‘5-8’과 난민 ‘사월’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는 과정을 그렸다.

'택배기사'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요인들을 살펴봤다.

'택배기사'[넷플릭스 제공]
낯설지 않은 그들의 삶…공감대 통했다

'택배기사'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삶은 그리 낯설지 않다.

사람들은 외출할 때 산소호흡기를 쓴다. 생필품은 택배로만 받는다. 택배기사들의 손등엔 신원 확인용 QR코드가 새겨져 있다. 택배를 주고 받을 때도 QR 코드가 필수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한다. 사람들은 부작용의 두려움에 백신 접종을 꺼린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익숙했던 모습들이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마스크와 택배·배달은 일상이었고, 야외 생활에선 QR코드 확인이 필수였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적극 권했고, 사람들은 사실상 강제나 다름 없었던 백신 정책에 반발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삶이 화면에서 펼쳐지면서 그들의 삶에 공감하기 그리 어렵지 않다. 사태의 원인은 대기오염과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코와 입을 가려야만 생존할 수 있는 환경과 인간이 고립되는 과정은 우리의 코로나 팬데믹과 크게 닮아있다.

미세먼지 문제도 일상인 우리의 현실에선 '택배기사'의 삶이 어쩌면 우리의 미래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택배기사'[넷플릭스 제공]
사막화된 한반도…화려한 고난도 액션

드넓은 사막, 고꾸라진 남산타워, 녹슨 압구정역.

지구와 혜성의 충돌의 결과는 처참하다. 청명한 하늘도, 푸른 녹지도 없다. 강남 마천루들은 한순간에 고철 덩어리 신세로 전락했다. 한반도는 말 그대로 황폐해졌다.

'택배기사'는 지구와 혜성의 충돌이라는 설정에서 한반도의 암울한 미래 모습을 제시한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한반도의 끔찍한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화려한 고난도 액션도 볼거리다.

배우들의 맨손 액션은 물론, 다양한 추격전과 총격전을 보여준다.

다만 택배기사가 광활한 사막에서 거대한 트럭을 운전하는 장면이나 택배기사 선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추격전과 총격전은 영화 '매드맥스'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의석 감독은 이에 대해 "'매드맥스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라며 '택배기사'만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택배기사'[넷플릭스 제공]
마스크도 가릴 수 없는 김우빈…2% 아쉬웠던 송승헌

대부분의 출연진은 마스크를 쓴 채 연기해야 했던 탓에 눈빛 연기는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됐다.

이 가운데 김우빈의 눈빛 연기는 압권이다. 마스크 썼음에도 불구하고 김우빈의 눈빛은 복잡미묘한 감정을 모두 담았다.

김우빈은 천명그룹 소속 택배기사 '5-8'의 역할로 낮엔 사람들에게 산소와 생필품 전달하지만 밤엔 천명그룹의 비밀을 파고드는 인물로 변신했다. 그는 눈빛 연기와 강렬한 액션 연기를 바탕으로, 겉은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천명그룹에 분노하면서도 주도면밀하게 변화를 이끄는 기사(knight)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택배기사'에서 빌런으로 새롭게 변신한 송승헌의 악역 연기도 화제다.

천명그룹 대표 '류석' 역할을 맡은 송승헌은 산소를 무기로 삼아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야욕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자기 생존만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빌런에게 연민이 느껴질 정도다.

다만 악역으로서의 존재감이 막판에 드러나는 점은 아쉽다. 극 초중반에 악역 캐릭터의 빌드업이 충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천명그룹 부자(父子)가 난민 이주 계획을 두고 갈등하는 과정에서도 이들이 왜 상반된 가치관을 가지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아 빌런이 평면적으로 다뤄진 인상을 준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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