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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내 TSMC 잡을 비전은?” 삼성이 공개한 ‘이 영상’에 답 있다 [김민지의 칩만사!]
[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채널]
‘칩(Chip)만사(萬事)’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당신의 위대한 상상, 우리의 가장 작은 반도체가 현실로 연결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최근 공개한 유튜브 영상의 메시지입니다. 300명의 직원으로 이뤄진 미션크루와 경영진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미션이자 비전이라고 합니다.

반도체 부문의 수장을 맡고 있는 경계현 사장은 지난 4일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꿈과 행복’을 주제로 했는데, 삼성전자가 그리는 향후 5년의 비전을 미리 살짝 엿볼 수 있는 ‘티저(Teaser)’와도 같았습니다.

대만 TSMC를 제치고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세웠던 삼성전자. 도대체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걸까요? 오늘 칩만사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꿈꾸는 미래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삼성 반도체가 그리는 큰 그림은?

지난 4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160명의 카이스트 학생들 앞에서 “내가 일의 주인이 되고, 행복하게 일을 하면서 내 안의 존재하는 진주같은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삼성전자 반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이 지난 4일 KAIST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경 사장은 회사 구성원들이 함께 추구해야할 가치를 만들기 위해 300명의 비전 크루를 모았다고 합니다. 회사의 존재 이유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미션과 앞으로 3~5년 간 삼성전자 반도체가 중점을 두고 추구해야할 비전, 이렇게 두가지를 설립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다양한 직급과 연령대, 성별로 이뤄진 300명이 두세달 동안 머리를 맞댄 끝에 아래와 같은 미션과 비전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당신의 위대한 상상, 우리의 가장 작은 반도체가 현실로 연결합니다.”(미션)

“도전과 포용으로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들, 신뢰받는 기술로 반도체 패러다임을 바꾸다.”(비전)

앞으로 5년 삼성전자 반도체가 나아갈 큰 틀과 방향을 정한 셈이죠.

“신기술서 우리가 TSMC보다 빨라… 5년 내 잡는다” 자신감

앞으로 반도체 부문이 공력을 쏟을 구체적인 사업 내용도 살짝 공개가 됐습니다. 바로 ‘파운드리’와 ‘슈퍼컴퓨터’ 입니다.

경 사장은 이날 “냉정하게 얘기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TSMC에 1~2년 뒤처져 있다”며 “하지만 TSMC가 우리와 같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방식을 채택하는 2나노 공정에서는 앞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열심히 해서 5년 안에 한번 해보겠다”고 공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해 6월말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입니다. 지난해 매출액만 737억6560만달러(97조8910억원)에 달하고,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명실상부’ 1위 기업입니다.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연간 208억달러(27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5년 안에 TSMC를 추월하겠다는 걸까요?

자신감의 비결은 바로 GAA와 같은 미세 공정에서의 기술 격차입니다. GAA란 반도체 칩에 전류가 충분히 흐르도록 설계해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인데, 기존 반도체 소자 구조인 핀펫(FinFET)보다 성능·전력 효율 등에서 강점을 가졌습니다. GAA를 활용하면 기존 공정 대비 면적은 45%, 소비전력은 50%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GAA 방식 도입 시점에서 TSMC를 앞섰습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술 기반의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내년 말에는 3나노 2세대 양산에 돌입하고,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도입까지 구상 중입니다.

반면 TSMC는 3나노에 GAA가 아닌 핀펫 방식을 적용했고, 2나노 공정부터 GAA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차세대 기술 도입에서 삼성보다 한 발짝 늦은 셈입니다.

“2028년 메모리 중심의 슈퍼컴 개발하겠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인 ‘슈퍼컴’ 개발 목표 시점도 처음으로 언급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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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사장은 이날 “SAIT(삼성종합기술원)에서 2028년까지 메모리가 중심이 되는 슈퍼컴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확산되는 가운데, GPU의 고성능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메모리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슈퍼컴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21년 240조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슈퍼컴퓨터’를 새로운 먹거리로 꼽았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슈퍼컴을 새로운 사업 주축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를 전면에 내세우겠다고 언급한 만큼, 기존의 슈퍼컴과 다른 차별화된 ‘삼성식 슈퍼컴’이 개발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해 이재용 회장은 SAIT와 슈퍼컴퓨팅 센터를 방문해 슈퍼컴퓨터 개발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 회장은 개발자들의 업무와 전문 분야 등에 관심을 보이며 AI와 슈퍼컴퓨팅, 시스템 아키텍처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경 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삼성전자의 굉장히 큰 장점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어떤 고객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도 그 점을 인정해주고, 삼성과 미래 지향적인 일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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