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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상저하고’가 불안하다 [홍태화의 경제 핫&딥]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5개월 연속 하락
6개월 후 경기 나타내는 지표, 반등 기미 無
하반기 경기반등 불안…연말돼서 나타나나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정부의 경기 ‘상저하고’ 예측이 지표상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5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상 6개월 연속 해당 지표가 하락하면 경기변곡점, 즉 하강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징후로 본다.

하반기 경기가 살아난다는 분석이 지표에 나타났다면, 적어도 3월엔 반전했어야 했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후 경기를 나타낸다. 하반기 경기반등이 강도 측면에서도 속도 측면에서도 불안한 셈이다. 3분기가 아닌 연말이 돼서야 기미가 보일 수 있고, 그 수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28일 통계청 2023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는 98.2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0.3포인트)을 시작으로 12월(-0.4포인트), 올해 1월(-0.3포인트), 2월(-0.3포인트)에 이은 5개월째 하락이다. 지난해 10월 보합을 제외하면 벌써 9개월 연속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 했다.

선행종합지수는 재고순환지표, 경제심리지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수출입물가비율, 코스피, 장단기금리차 등 7개 지표로 구성됐다. 여기서 계절요인 및 불규칙요인 등 구성지표의 비경기적 요인을 제거한 지표가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다. 통계청에서 공식적으로 미래 경기를 예견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상에서 경기반등 신호가 안 잡힌다는 것은 정부의 경기 전망에 대한 구두설명과 지표상 괴리가 있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선행종합지수 7개 구성지표 중 5개가 전월차 감소했다. 성장한 지표는 코스피 뿐이다. 경제심리지수는 1월(-0.18포인트)보다는 나아졌지만, 보합 수준이다.

하반기 경기반등에 대한 징후는 재고순환지표 혹은 경제심리지수에서 나타났어야 했다. 상저하고 예측은 ‘중국 리오프닝’ 변수에 대한 기대가 상당부분 근거가 됐다. 정부 예측을 시장에서 굳게 믿었다면 경제심리지수가 지금쯤 양수로 돌아섰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실질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재고순환지표(0.5%포인트)도 여전히 감소했다.

경제계에서도 상저하고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7일 발간한 '중국 리오프닝 효과의 주요 요인 분석과 대응'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활동 회복세에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큰 정보통신(IT) 수요가 침체해 한국 경제 파급효과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등 제조업 경기는 지난달 반짝 상승했지만, 추세적 하락세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분기별로 봐도, 전년동월비로 봐도 아직 여전히 마이너스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업 핵심인 수출 경기가 아직은 살아나지 못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35.1% 늘었다. 이는 2009년 1월(36.6%)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다.

그러나 제조업 경기 불황이 끝났다고 보기엔 어렵다. 지난달까지 감소세가 계속된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월 반도체 생산 전월비는 -17.1%에 달했다. 계약 일정 등 일시적 요인도 상존한다. 전년동월비로 보면 반도체 경기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점이 잘 나타난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하면 반도체 생산은 26.8%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감소 흐름에 따른 기저효과와 계약 일정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가 최근 공식적으로 감산 계획을 밝히기도 해 전반적인 반도체 생산 추세는 감소 흐름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월에는) 광공업 생산이 큰 폭 증가했고 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면서도 “(경기가) 본격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작년 하반기 이후 어려운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경기흐름과 관련하여서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며 “생산측면에서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 서비스업 생산의 완만한 개선 흐름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가능성과 반도체 등 주력 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재정집행(383조원) 관리를 철저히 하는 가운데, 차질없는 내수활성화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시행을 계기로 기업의 수출·투자애로 해소노력을 보다 강화하고, 미국·일본·UAE 등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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