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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새주인 맞는 플라이강원, 1000억원 신규투자 유치
1000억원 규모 신주 인수
실사 마친 뒤 최종 확정
발목 잡던 재무구조 개선 기대
[플라이강원 제공]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강원도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이 1000억원의 신규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그동안 경영난을 겪고 있던 플라이강원은 리스료 체납으로 인한 항공기 반납, 일부 직원들의 임금 체불 문제 등을 겪으며 신규 투자유치가 절실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조만간 국내 SI(전략적투자자) 한 곳과 제3자 주주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의 최대주주 변경을 포함한 인수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투자금액은 약 1000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올 초부터 매각주관사 삼정KPMG 등을 통해 잠재 원매자들과 접촉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3월 중순 진행한 예비입찰에서는 투자자들과 투자금액에서 이견을 보이며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이 없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회사 경영난이 급속도로 나빠지자 최대주주 측이 협상 가격을 최소 목표금액으로 낮추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SI 한 곳과 협상이 속도를 냈다는 후문이다.

현재 플라이강원의 최대주주는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와 관계사 아윰 등 특수관계인으로 지분 약 44.2%를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PEF)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는 지분 5.7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번 외부 투자 유치로 신규 투자자는 4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 최대주주에 오르지만 경영권은 그대로 주 대표 등이 갖고 경영정상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번 투자유치가 구주 매각이 아닌 신주 인수 형태로 이뤄지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주 대표 등은 FI(재무적투자자) 등이 투자할 경우 비용절감을 통한 밸류업(기업가치 향상) 이후 재매각에 나서야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플라이강원을 운영할 SI를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1000억원 규모의 유증이 이뤄지면 기존 최대주주 측의 지분율은 20% 수준으로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MOU가 체결됨에 따라 다음달 초 자산 및 회계 실사를 거친 뒤 순차적으로 투자금 인입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강원은 신주로 유입되는 투자금을 재정난 해결을 위해 우선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플라이강원은 누적된 적자로 인해 직원들의 일부 임금이 체납된 상황이다. 회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총 3대였으나 이 중 1기가 최근 반납됐고, 또 다른 1기 역시 다음달 수리를 앞두고 있어 최종적으로 운용 가능한 항공기 대수는 1대뿐이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투자유치로 플라이강원의 재정 상황이 한층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항공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해외 노선 확장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이강원은 최근까지 3대의 항공기로 제주 등 국내선뿐 아니라 클라크, 하노이, 호찌민, 나리타, 타이베이 등 5개 국제선 노선을 운항하고 있었다.

당장은 항공기 1대로 운용해야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노선 단항 및 운휴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연내 항공기 추가 도입을 계획했던 만큼 이를 통해 노선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초 경영허가를 취득한 중국 베이징·장춘·웨이하이·하이커우 4개 노선에 대한 취항 준비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항공업은 초기비용이 많이 발생해 4~5년이 지나야 흑자달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데, 플라이강원의 경우 코로나 사태까지 겪으며 재정난이 급격히 악화됐던 상황”이라며 “이번 투자로 한숨을 돌리더라도 코로나 이후 더 치열해진 LCC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war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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