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교육부의 ‘중장기(2024~2027년) 초·중등 교과 교원수급계획’에서는 여전히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주요 기준으로 산정했다. 그 배경으로 학생 수가 인구 추계나 출산율에 따라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을 들고 있지만 정작 통계청의 추계도 변동이 커, 교원수급계획을 2~3년마다 다시 산정하는 상황이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학급당 학생 수나 교사 수업시수를 기준으로 교원 수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4일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존 계획은 교사 1인당 학생 수라는 단일 지표로 교원 규모를 산정해 단순한 양적 교원 수급이란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교원수급계획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외에도 디지털 인재양성, 국가교육책임제 강화, 지역균형발전 강화 등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 필요한 교원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만을 보면 신도시 등 학령인구가 몰리는 곳과 인구 소멸지역간의 격차 등을 보완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디지털 인재양성 등 국정과제 추진을 감안한 대목은 2020년 발표했던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보다 신규 채용 규모가 늘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는 2024년 신규 교원 채용 수를 초등 3000명 내외, 중등 4000명 내외로 발표했으나, 올해는 이를 초등 3200~2900명 내외, 중등 4500~4000명 내외로 정했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학급당 학생 수’는 주요 기준으로 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생 수는 인구추계, 출산율에 따라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인 반면, 학급 수는 학생 수 감소 추세에서 증감규모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에 최소한의 교원 배치와 신도시 등의 학급 신증설에 필요한 정원을 주요 교육수요로 반영한 만큼 학급당 학생 수 평균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정부는 안정적인 예측 가능성을 들어 학생 수를 주요 기준으로 봤지만, 정작 학생 수 역시 예측이 크게 빗나가 2~3년마다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다시 짜는 상황이 됐다. 2018년의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서는 오는 2030년 공립학교 재학 학생 수에 대해 초등은 226만명, 중등은 151만명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 자료, 통계청 장래인구추이, 최근 5년간 진학·취학률 등을 바탕으로 산출한 것이다. 그러나 2년 후인 2020년에는 2019년 통계청 특별추계 기준으로 2030년 학생 수를 초등 172만명, 중등 160만명으로 수정했다. 당시 예상보다 급격히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며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다시 내놓기도 했다. 올해 발표에서는 2021년 통계청 인구추계 기준으로 2030년 공립학교 학생 수를 초등 155만명, 중등 168만명으로 예상했다. 통계청의 인구추계 자체가 2년 사이에도 크게는 50만명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여서, ‘안정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보기는 어렵다는게 교육계의 지적이다.
이에 교원단체와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서는 학급 당 학생 수, 내지는 교사 수업 시수를 보고 교사 정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정부가 말하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관심과 진로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하기에는 정원 20명 이상인 학급은 어렵다”며 “현재 전체 학급 수 중 75%가 21명 이상인 학급인데, 이는 사실상 과밀학급으로 봐야 한다. 학급 수에 따라 교사 정원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교사노조 역시 논평을 내고 “실제 학급당 학생 수는 아직도 과밀인 곳이 많고 수업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양질의 교육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아닌 교사 기준 수업 시수로 교사 정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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