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에서 다큐 PD 소민 역을 맡은 아이유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서 “오랜만에 밝고 심플한 역을 맡았다”며 “관객들이 잘 봐주신다면 밝고 일상적인 캐릭터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좀 더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드림’을 처음 접했을 때 작품의 주제 의식이나 메시지에 크게 매력을 느꼈다. 밝은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다”

가수이자 배우인 아이유가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 여주인공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가 극장 장편 영화로 처음 선택한 작품이다. 영화 ‘브로커’가 먼저 공개되긴 했지만, 사실 그 전에 ‘드림’ 여주인공으로 먼저 캐스팅이 됐다. 아이유는 “사실 (영화 출연을) 처음으로 선택한 건 ‘드림’”이라며 “첫 선택한 장편 영화라 설레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다큐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아이유는 “시사회 때 배우들과 재미있게 봤는데, 저희들끼리는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빠르고 톡톡 튀는 대사가 트레이드 마크인 이병헌 감독과의 처음으로 작업한 아이유는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그는 “감독님이 리딩 때보다 두 배 빨리 하기를 원했다. 말 하면서 잔동작을 해달라고 하는 등 굉장히 구체적인 디렉팅을 줬다”며 “아마 감독님이 원하는 소민의 톤과 호흡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태프들과의 합이 좋았고, 저만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것 같아 초반에는 긴장을 했다”면서도 “이번 작품을 통해 내가 준비한 것에만 너무 매달려서는 안되겠다는 점을 배웠다”고 전했다.

아이유는 소민 캐릭터를 만들 때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에 출연했을 때 보았던 PD를 참고해 디테일과 리얼리티를 살려냈다. 그는 “편안한 의상이나 목에 건 수건 등 저의 제안을 감독님이 받아주셨다”며 “머리도 한 가지 스타일로 하자고 했고,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말자고 제가 제안했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소민 캐릭터에 대해 “매우 만족했다”고 전했다. 4년 전 ‘드림’ 대본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슬프고 사연이 많은 역에 주로 출연한 탓이다. 물론 그가 슬픔과 사연 있는 캐릭터를 계속 선택한 이유가 딱히 있는 건 아니었다. 이와 관련 아이유는 “당시 마음 상태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림’은 영화 전체 분위기도 밝지만, 특히 아이유가 맡은 소민 캐릭터는 밝음 그 자체다. 박보검과 함께 요즘 촬영 중인 신작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도 ‘드림’에 출연한 연장 선상에서 선택한 작품으로, 밝고 솔직한 캐릭터다. 그는 “오랜만에 밝고 심플한 역을 연기할 기회가 주어졌다”며 “관객들이 잘 봐주신다면 밝고 일상적인 캐릭터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좀 더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소민은 홍대와 말 맛나는 티키타카가 인상적이다. 눈빛과 대사, 호흡 만으로 웃음을 줘야 하는 장면들이 많아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그는 “홍대 역의 서준 씨와의 첫 작업이라 기대를 많이 했다. 워낙 유연하고, 순발력이 좋은 배우”라며 “극중 두 사람의 사이가 좋은 게 아니다 보니 촬영 전에 사담도 나누지 않고 긴장 상태에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쉬는 시간에도 서준은 운동장에서 계속 연습을 해야 해, 개인적으로 친해질 시간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브로커’에 이어 홈리스 월드컵을 담은 ‘드림’까지 큰 울림을 주는 영화에 연달아 출연했다. 그는 “캐릭터와 메시지, 둘 다 큰 부분”이라며 “작품 주제 의식이나 메시지에 크게 매력을 느꼈고, 드림을 선택할 때도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리바운드’ 등 앞서 개봉된 스포츠 영화들로 인해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홍대와 소민 뿐 아니라 선수 개개인, 한 명 한 명이 다른 서사와 매력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것이다”고 답했다.

아이유는 가수와 배우로서 빛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자 솔로 가수 최초로 잠실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황홀한 경험이며 죽을 때까지도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유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서는 “일이 좋고, 재밌게 하는 것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라며 “번아웃이 올 때도 있지만, 예전에 쓴 일기를 보며 이겨낸다”고 말했다. 과거의 일기를 보면서 지금 힘든 일도 ‘순간적인 감정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아이유식 슬럼프 극복법이다.

한편 아이유는 인터뷰 당일 가수 문빈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뷰 보도 시점을 미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후배 가수의 비보에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그는 “일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동료를 봤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힘들고 아픈 마음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관대한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너무 안타깝고, 동료들도 서로 챙겨주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