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새학기 부적응 드러나는 4~5월에는 특히 관심”……잇단 청소년 극단 선택 대응법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최근 유명 아이돌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거나 한 청소년이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생중계하는 등 안타까운 선택을 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가 청소년기 특성을 고려해 신중한 조치를 취해 달라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는 학교 및 학생의 정신건강 증진에 주력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모인 단체다. 학회는 청소년기의 특성이나 SNS의 즉시성, 장기화, 만연화 등과 같은 특성을 고려해 부모와 학교, 언론 등 사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학회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이의 죽음에 대해서도 큰 상처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상처받기 쉬운 성격이거나 죽은 사람의 상황을 자신의 상황과 동일시하는 경우, 자살을 하나의 실현 가능한 대체방법으로 생각하는 경우 등은 특히 주변의 어두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학회는 과거 자살 위협이나 시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나 우울증, 충동 및 행동장애가 있는 경우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4~5월이 새로운 학기 시작 후 학생들의 부적응 문제가 드러나는 기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4~5월이 청소년들의 상담 건수가 늘어나고, 전체 자살률도 커진다는 게 학회의 전언이다. 학회에서는 최근 SNS로 생중계 된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과 연예인의 사례가 전해진 이후 자살 전염의 가능성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부모는 자녀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주고 공감하는 대화를 많이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죽음이나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충분히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혹시 자녀가 계속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면이 보인다면 주변의 시선에 구애받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상담받아야 한다.

학생들은 SNS로 충격적인 영상이나 콘텐츠를 보거나 유포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자극적인 영상이 심한 불안을 유발하거나 심리적인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 상실로 인해 슬픔을 느끼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점도 받아들여야 한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친구들과 소통하거나 부모님, 믿을 만한 교사, 위클래스 상담교사, 보건교사 등을 찾는 것도 좋다.

학교는 자살 전염 가능성을 고려해 발생한 사건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고, 위기 징후를 보이는 학생에 대해서는 상담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게 좋다. 부모에게는 학생들의 애도 반응이나 경고 신호, 연계 가능한 지원에 대해 알려주도록 한다. 단, 이 기간에는 죽음을 미화하거나 낭만적으로 그리는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한다. 자살 등의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2~3개월간은 사후관리기간을 갖는 게 좋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의 생일이나 기념일 등에는 자살위험이 커진다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학회는 사회에서도 유해 동영상이나 콘텐츠 등으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 역시 자살보도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자살 충동 등으로 괴로워하는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시설 등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ate0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