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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곳이상서 빚낸 청년 1년새 4만명 늘어
30대이하 취약차주 46만명
생계비 대출 일주일새 5400건
금융기관 연체율 증가 우려

30대 이하 청년층 중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저소득·저신용 청년이 지난해에만 4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지만 생계를 위해서는 빚을 더 내야 하는 청년층 취약차주가 많아진 것이다. 이들은 고금리 추세 속에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금융기관의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 자문위원장)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청년층 취약차주는 46만명으로 전체 취약차주(126만명)의 36.5%를 차지했다.

한은은 3곳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대출자를 취약차주로 분류한다.

전체 취약차주 수는 1년 동안 6만명 증가했는데, 30대 이하 청년층만 4만명이 늘었다. 지난해 말 전체 가계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93조9000억원으로 1년전(92조8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청년층 취약차주는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이나 정부의 소액생계비(긴급생계비)대출 등 ‘급전’ 창구로도 향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금액은 총 1조1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44억원(12.7%) 증가했다. 담보 없이 300만~500만원 이하의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의 대출 규모가 1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100만원 한도까지 당일 지급하는 소액생계비대출에도 취약차주가 몰렸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소액생계비대출은 지난달 출시 후 일주일 동안 5400건의 대출이 신청됐다. 일주일 간 총 대출금액은 35억1000만원, 평균 대출금액은 64만원 수준이었다.

취약차주들의 이같은 모습은 지난해 가계대출이 1년 전보다 7조7735억원 줄어들며 통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대부분의 가계가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에 나섰지만 저신용·저소득층은 오히려 빚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고금리 속에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가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연체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연체율은 30일 이상 연체 전액 합계를 30일 이상 대출 잔액 합계로 나눈 값을 의미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30대 이하 0.5%, 40·50대 0.6%, 60대 이상 0.7%로 전 연령대에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1.1%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뛰었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액은 6조4000억원으로 1년 전(5조1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 연체율이 6.5%에 달했다.

진선미 의원은 “고금리 추세에서 취약차주의 대출과 연체가 늘면서 이자 부담이 크게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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