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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서만 은행 점포 300곳 폐쇄...2만명에 점포는 한곳뿐
본지 5년치 인구·은행 수 분석
서울 등 대도시와 지방간 편차 커

“은행이 수도권 과밀 점포 줄이던 것을 지역까지 확대하면서, 지방에서만 최근 점포가 300군데 폐쇄됐다. 지방 고령 고객일수록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발표한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은 은행이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점포를 줄이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이 많은 지역사회에서 점포를 없앨 경우,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강화될 수 있도록 ATM기 수준이 아니라 대체 점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정했다.

14일 본지가 최근 5년 치 지역별 인구 및 국내은행 점포 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방은 수도권 대비 접근성이 절반 수준이었다. 은행권이 수익과 성장을 지표로 점포를 축소할 경우, 지방 고령층의 접근성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말 기준 은행 지점 당 인구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원도(1만7072명)로 나타났다. 그 뒤로는 충청도(1만7055명), 경상도(1만3870명), 경기도(1만3549명), 전라도(1만3486명) 순이었다. 많게는 2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하나의 은행 점포를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서울 및 6대 광역시 등 대도시와 지방 간 편차가 크다는 데 있다. 은행 지점당 인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서울특별시(5838명)였으며, 이외에는 부산광역시(8378명), 광주광역시(9000명), 대구광역시(9609명) 등이었다. 서울 및 6대 광역시 평균은 1만111명으로 이를 제외한 4개 권역(강원·경상·전라·충청) 평균(1만5371명)과 비교해 약 5000명이 적은 수준이었다. 지방에 있는 하나의 점포가 담당해야 하는 인구가 도시의 배에 달하는 것이다.

은행 점포 수 감소는 코로나19 이후 생산성 확보를 위한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에 맞물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은행의 지점 수는 약 4980개로 2018년(5734개)과 비교해 750개가량 감소했다. 이 중 서울 및 6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에서만 약 300개가량의 은행 지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와 비교해 고령층 비율이 높은 지방의 경우, 점포 축소의 부작용은 더 크다. 통상적으로 고령층은 디지털 및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5대 은행의 연도별 적금 비대면 가입 비율’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기준, 60대 이상 고객이 비대면 적금에 가입해 우대금리를 적용받은 비율은 평균 19.4%에 불과했다.

점포 축소의 부작용은 금융 접근성에만 그치지 않는다. 특히 편의시설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 은행은 일종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몇 안 되는 지점이 추가로 사라질 시, 지역민들의 불편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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