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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색·소송·惡실적’ 3재…“춘식아, ‘8층’은 됐고 ‘6층’은 가능하겠니?”[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월 초만 해도 ‘8층(주가 8만원대)’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젠 ‘설레발은 필패’라며 한탄하는 카카오 주주들이 많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에다, 본사가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이 상황에 ‘6층’이라도 가능하겠냐며 체념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지난 2021년 7월께 주당 15만원대에 카카오 주식을 매수한 직장인 장수영(37) 씨의 하소연이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성공의 경우에도 주주 입장에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쪼개기 상장’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걱정이 더 커졌다는 것이 장 씨의 설명이다.

올해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나오는 전망치가 신통치 않은 데다, 사법 리스크까지 연이어 겹친 카카오 그룹주(株)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주주들의 마음이 타들어가는 모양새다. 종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경기 침체 등 대외적 환경마저 반등을 노리는 카카오 그룹주엔 부담이다.

코스피 오를 때 카카오 그룹株 ‘마이너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카카오 그룹 내 4개 상장사의 주가 흐름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이 기간 1.03% 오르는데 그치며 코스피 지수 상승률(6.72%)의 6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카카오게임즈(-2.34%), 카카오뱅크(-7.72%), 카카오페이(-9.46%)의 경우엔 심지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주가 흐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결과는 더 처참하다.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주가 변동률은 각각 -37.62%, -37.33%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주가 변동률은 각각 -51.21%, -59.55%로 ‘반토막’ 수준을 넘어섰다.

[헤럴드경제 신동윤 기자 제작]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가 6.72%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 그룹주의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기업 가치 평가(밸류에이션)의 기본 지표인 실적 역시 주가 반등을 노리기엔 역부족인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주가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355억원으로 전년 동기(1587억원) 대비 14.6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엔 312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421억원) 보다 25.89%나 줄 것으로 전망됐고, 카카오페이의 영업적자 폭은 약 15억원(-11억→-26억원) 규모로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43% 증가할 것이란 전망은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헤럴드경제 신동윤 기자 제작]

연이은 사법 리스크, 카카오 그룹株 압박

증권가에선 사법적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카카오 그룹주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압수수색했다. 하이브가 에스엠 주식을 대량 매집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조종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카카오게임즈는 엔씨소프트로부터 저작권 침해, 부정경쟁행위 위반으로 민사 소송을 당했다. 지난달 21일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을 모방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는 보안기술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했다. 생체융복합인증 보안전문기업 올아이티탑이 지난달 29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형사고소장을 제출하면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계열사들의 소송 승패 결과는 단기간 내 나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카카오, 돌파구 마련에 고심

카카오 그룹주들이 경영 성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지만 묘수를 찾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증권가에선 나오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홍은택 대표가 지난달 28일 주주총회에서 1년 남은 임기 내 주가를 2배로 올리지 못하면 스톡옵션 5만주를 포기하겠다 ‘배수진’을 친 상태지만, 단기간 내 반등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신동윤 기자 제작]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커머스가 럭셔리·뷰티 라인업을 중심으로 선방했지만 톡비즈의 성장률이 저하한 것이 부담”이라며 “1분기 300억원대로 추정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적자는 신사업 손익에 악재”라고 분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로 톡 광고 성장이 크게 둔화된 가운데, 모빌리티와 페이 등 기존 신사업도 성장 동력이 약화되며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차기 성장 동력인 헬스케어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에서 수익 기여가 발생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2분기 톡 개편 성과에 따라 올해 주가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수에 성공한 에스엠이 연결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향후 분기 매출·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지만, 리스크 역시 분명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 연구원은 “에스엠 인수로 분기 2000억원대 매출과 200억원대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나 높은 인수 가격으로 발생할 무형자산 상각으로 실제 영업이익 기여는 이보다 적다”며 “에스엠 인수에 조 단위 프리미엄을 지급한 만큼 에스엠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과 카카오 콘텐츠 플랫폼의 시너지로 인수 정당성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스엠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카카오 주주들에겐 걱정거리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측이 ‘쪼개기 상장’이 아니라 주장하지만, 알짜 사업을 떼낸 카카오 주식 가치 하락으로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카카오 주가엔 분명 부담”이라고 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는 신작 게임 출시와 기준금리 동결 등의 기저효과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도 중장기적으론 가상자산 등 디지털자산 투자 활성화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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