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오른쪽)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베네데토 비냐(Benedetto Vigna) 페라리 CEO가 11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적인 슈퍼카 ‘페라리(Ferrari)’에 최첨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공급한다. 기존 LCD 위주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로의 전환을 통해 초격차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슈퍼카 브랜드와의 협업이 본격 시작돼 한국 OLED 성장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페라리 모델에 탑재될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해 11일 아산캠퍼스에서 페라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비롯해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럭셔리 슈퍼카 브랜드에 최적화된 고급스러우면서도 혁신적인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페라리의 디지털 전환도 지원할 예정이다.

페라리 컨버터블 스포츠카 ‘296 GTS’. 임세준 기자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핵심 미래 먹거리 시장 중 하나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해 7조6000억원 규모에서 2027년 17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OLED 패널 탑재가 본격화 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OLED 시장 규모는 올해 2023년 2억6000만 달러(약 3300억 원)에서 2027년 11억1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는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랜 기간 축적해온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 ‘CES 2023’에서는 34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뉴 디지털 콕핏’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좌우가 700R로 구부러지는 벤더블(Bendable)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시청거리를 제공하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CES 2023’에서 선보인 ‘뉴 디지털 콕핏’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우디, BMW,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OLED 패널을 공급해오고 있다. 지난 2018년 아우디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e-트론(Tron)에 7인치 e-미러(Mirror)용 OLED 디스플레이 공급했다. 지난해 BMW가 ‘독일 게임스컴 2022’에서 첫 공개한 미니(mini) 컨셉카 ‘에이스맨’에도 13.4인치 삼성 OLED가 탑재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 OLED는 가볍고 슬림한 구조와 얇은 베젤로 디자인 확장성이 뛰어나고 완벽한 블랙과 깊은 명암 표현이 가능해 혁신적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원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니즈(Needs)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며 “특히 OLED의 저전력 특성은 자동차의 효율을 증가시켜 더욱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오랜 기간 집약된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페라리’에 걸맞는 최첨단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페라리를 비롯해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해 자동차용 OLED 사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는 이번 협약과 관련해 “페라리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럭셔리 회사”라며 “최고의 OLED를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페라리 차세대 제품의 가치와 완성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