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여윳돈 늘어난 가계, 대출 다이어트 하고 예금 늘렸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해 금리가 상승하고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가계가 주식투자와 대출을 줄이고 여윳돈을 주로 예금에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에 따라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출을 늘렸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2022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82조8000억원으로 2021년(146조9000억원)보다 35조9000억원 증가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가계의 여윳돈(순자금 운용액)이 증가한 데 대해 "소비가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늘었지만 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자산으로 순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한 규모가 전년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9만원으로 1년 전(363만원)보다 7.2% 늘었다. 근로소득이 늘었난 데다 소상공인 손실보전 등 이전소득도 더해졌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263조4000억원으로 1년 전(340조3000억원)보다 약 77조원 줄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 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95조9000억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가계는 지난해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국내외 주식을 40조6000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이는 전년(112조9000억원)보다 72조3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이에 반해 가계의 저축성예금은 82조2000억원에서 182조9000억원으로 1년 새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21년 20.8%였던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의 비중은 2022년 17.8%로 떨어졌다. 반면 예금 비중은 41.0%에서 43.5%로 늘었다.

가계는 지난해 총 80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전년(193조4000억원)보다 112조8000억원 줄어든 액수다.

자금 조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대출)은 189조6000억원에서 66조8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문 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대출규제, 부동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대출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지난해 순조달 규모가 175조8000억원으로 1년 전(66조3000억원)보다 109조5000억원 증가했다. 해당 통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순조달액으로, 그만큼 기업들이 지난해 많은 자금을 끌어 썼다는 의미다.

자금 조달 방법 가운데 채권 발행이 29조1000억원에서 49조원으로, 금융기관 차입(대출)이 174조3000억원에서 180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문 팀장은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 기업들의 순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며 "직접금융 조달 여건이 나빠져 주식 발행은 축소됐지만, 공기업의 채권 발행과 민간기업의 대출을 중심으로 조달이 늘었다"고 부연했다.

일반정부도 순조달 규모가 11조1000억원에서 39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대응 관련 재정 집행 등으로 정부 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p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