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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염이 된 5년 만 ‘마른 3월’…“단비 한시가 급해”
4일 오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연암리 대동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전남도 소속 헬기가 진화 작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산불 진화에 비는 정말 중요합니다. 이번 봄비가 몇 시간이라도 일찍 오면 좋겠습니다.” (산림청 관계자)

전국에서 동시 다발로 발생하는 산불에 당국이 ‘마른 하늘’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충남은 주말에 발생한 산불이 며칠째 이어지며 6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남에는 사상 처음으로 산불 대응 3단계가 선포됐다. 유난히 가물었던 3월 날씨, 강풍에 이리저리 튀는 불씨 탓에 곳곳이 ‘산불 재난’에 신음하고 있다. 4일 저녁부터 단비가 예고됐지만, 단 며칠만에 새카맣게 변한 산불 피해 지역은 한시가 급하다.

4일 기상정청 기상자료 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대전·충남 지역 강수량은 13.2㎜로 2017년 3월(12.2㎜)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2000~2022년 평균 강수량 46.12㎜의 30%에 불과하다. 광주·전남 지역도 마찬가지다. 3월 강수량이 38.5㎜로 2017년(26.2㎜) 이후 5년 만에 30㎜대를 기록했다. 2000~2022년 이후 광주·전남 지역 3월 평균 강수량 74.46㎜의 절반 수준이다. 2017년은 1~5월 전국 누적 강수량이 평년(1981~2020년)의 절반 이하인 48%에 불과할 정도로 봄 가뭄이 극심했던 해로 강원도 강릉시·삼척시, 경북 상주시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여의도 면적 4배에 해당하는 1103㏊가 불에 탔다.

건조한 3월이 4월 산불로 몸집을 키웠다. 3월 초입부터 전국에서 산불이 빈발하더니, 4월이 되자마자 산불이 장기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11시께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현재 50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발생한 전남 지역 산불 기세도 만만치 않다. 낮 12시 19분께 전남 함평군 야산, 오후 1시 2분께 순천시 송광면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20시간 넘게 진화 중이다. 밤 사이 불어난 강풍으로 산불이 확산세로 돌아서며 진화대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4일 오후부터 전국에 비가 예고돼 있어 산불 확산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4~6일 충남 20~60㎜, 전남 30~80㎜ 강수가 예고됐다. 봄비치고는 많은 양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오늘 오후 중 주불은 상당 부분 잡힐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비가 어서 내려야 잔불이 잡히고, 바람을 타고 다시 재발화하는 일이 사라진다. 지난달 발생한 합천 산불도 진화된지 3일 만에 잔불로 재발화했다”고 설명했다. 산불이 대형화하면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산 구석구석에 잔불이 남는다. 잔불은 일일히 진화대가 잡아야 한다. 길게는 한달까지도 소요되는 작업이다.

작년부터 지속된 전남 지역 가뭄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 지역 식수원 주암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 주암댐 저수율은 20.3%로 이번 강수가 일정 부분 저수량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봄비가 내린 이후에도 당분간 주암댐 저수율은 심각 단계로 보고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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