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화재 감지기·소화기 못받은 나이지리아 가족…지원사업마저 사실상 중단
27일 오전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빌라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최근 경기 안산시 단원구 다세대주택 일대에서 발생한 화재로 나이지리아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 것과 관련,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재난 방지책에 대한 지원에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산소방서에서는 지난 2021년 외국인 가정에게 화재 감지기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지만 해당 나이지리아 가족은 조건이 안돼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외국인 주거지(빌라 아파트 등 주택, 기숙사 제외)에 소화기나 화재감지기를 지급하는 사업도 2021년 한차례 진행된 이후, 예산을 이유로 사실상 중단됐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안산소방서는 2021년 2월 관내에 소재한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안산소방서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외국인 가구 17세대에 소화기 17개와 화재 감지기 34개를 지원했다. 안산소방서 관계자는 “작년에는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에 설치 개소가 15개소. 외국인 거주 가구에는 MOU(2021년) 당시 17가구 지원 외에는 이후에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참변을 당한 나이지리아 가족들은 처음부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외국인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기 위해선 내국인과 결혼을 했거나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등 조건이 있다. 안산소방서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돼 있는 까닭에 건물마다 화재 감지기 등 안전설비를 설치하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 자체를 중단한 것은 아니다”면서 “앞으로 지원사업을 계속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 4남매의 사인이 ‘화재로 인한 질식사’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집 안과 건물에는 화재 대비 시설물인 스프링클러와 화재감지기, 소화기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안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안산시 전체 화재 사망자와 부상자 인원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86명으로 이중 외국인 사상자는 6명이다. 안산시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2021년 안산시 다문화·외국인가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가구는 3만412가구로 전체 안산시 인구의 10.4%를 차지한다. 이 중 이번 사고가 발생한 단원구에 거주하는 외국인가구는 75.9%(2만3089가구)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yckim645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