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슈, 아슈!"
앵무새가 자신의 주인을 살해한 범인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외쳐 범인이 검거되는 추리소설 같은 일이 일어났다. 범인의 실마리를 잡기 힘든 상황 속에서 앵무새의 외침이 법정에서 주요 증거로 쓰여 범인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지방 법원은 26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슈토시 고스와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살인 사건은 지난 2014년 2월 20일 발생했다. 닐람 샤르마와 그의 반려견이 자택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집 안에 있던 보석과 현금 역시 도난당한 상태였다. 그러나 명확한 증거가 없어 범인을 잡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경찰은 우선 닐람의 집을 방문해 가족들을 조사했다. 그런데 경찰과 가족들이 대화를 나누던 중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닐람의 반려 앵무새가 "아슈! 아슈!"라고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경찰은 닐람의 조카인 아슈토시를 말하는 것 같다는 진술을 가족들로부터 확보했다.
경찰은 또 닐람의 이웃으로부터 '아슈토시가 닐람의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봤다'라는 목격담도 확보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닷새만에 아슈토시와 그의 친구 로니 마시(34)를 체포했다. 체포 현장에서는 닐람의 집에서 훔친 것으로 보이는 현금과 보석이 함께 발견됐다.
아슈토시에게는 그 밖에도 수상한 점이 많았다. 그의 손에는 부상이 있었는데, 그 부상에 대한 진술을 계속 번복했다. 또 아슈토시는 닐람의 부고 소식을 듣고도 닐람의 집을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살인을 입증할 직접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 과정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갔고, 무려 9년 동안이나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결국 오랜 수사와 재판을 견디지 못한 아슈토시가 친구 로니와 함께 닐람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인도 지방 법원은 두 사람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7만2000루피(약 113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모하마드 라시드 특별 판사는 판결문에서 아슈토시의 자백과 앵무새의 '아슈'라는 외침을 주요 근거로 언급했다.
주인의 원통한 죽음의 범인을 밝힌 앵무새는 주인의 죽음 이후 식음을 전폐한 끝에 6개월 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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