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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무기시장서 한국이 러시아 대체”
이코노미스트 지 “우크라 전 이후 러시아제 무기 기피”
남중국해 분쟁 당사자 中, 수출 노력 무위
“기술 이전 적극적인 韓 반사 이익”
FA-50 [헤럴드DB]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족한 성능이 탄로난 러시아제 무기를 한국산 무기가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감소 추세를 보였던 동남아시아 국가의 러시아제 무기 구매는 전쟁 이후 급감했으며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동남아 각국은 미국과 중국, 인도 등 강대국의 경쟁이 벌어지는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력한 국방력을 건설하려는 동인이 있다면서 싱가포르의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는 그리스,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제외하면 어떤 유럽국가보다도 많은 비중이다.

지난 20년 동안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공급국 역할을 한 국가는 110억달러(14조3000억원) 어치의 무기를 판매해 온 러시아다. 이안 스토리 깅가포르 유소프 이삭 연구소 연구원은 “러시아는 저렴한 가격에 첨단 무기를 제공했고 물물교환 상품도 지불수단으로 허용했으며 각국의 인권에는 간섭하지 않으면서 많은 무기를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4일 강구영(오른쪽)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과 다툭 뮤에즈 말레이시아 국방사무차관이 FA-50 수출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AI 제공]

그러나 최근 러시아제 무기 판매는 그 기세가 꺾이고 있었다. 베트남은 무기 도입 과정에서 부패문제가 불거지자 러시아제 무기를 통한 군사 현대화를 보류했다. 인도네시아는 Su-35 전투기 구매 계약을 포기했고 필리핀도 러시아제 헬리콥터 구매 계획을 보류했다.

러시아제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준 형편없는 성능은 동남아 국가들이 이들 무기를 꺼리게 만들었다. 시몬 베즈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구원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러시아 방산 기업들이 무기 시스템을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예상 수명기간 동안 업그레이드를 위한 기술 제공을 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특히 베트남 군의 경우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러시아제 무기의 공백을 노리는 대표적 국가이지만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당사자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베트남을 포함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분쟁 중인 국가들은 잠재적 적국인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하길 꺼리기 때문이다. 중국의 동남아 무기 판매량은 지난 2021년까지 5년간 약 60%가 감소했다.

중국산 무기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태국군은 지난 2017년에 중국과 약 10억달러에 달하는 잠수함 3척 도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국산 엔진의 부족으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미얀마 군부 정권도 중국제 전투기의 품질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IPRI는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최대 무기 공급국으로 떠오른 것은 한국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가 2차에 걸쳐 한국산 1400t 급 잠수함 6척을 도입키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항공우주(KAI)의 FA-50 18대를 도입키로 했다.

SIRPI는 “한국산 무기는 가격, 품질, 신용, 신속한 배송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하고 한국 방산기업은 동남아 국가에 기꺼이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동남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지정학적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이는 동남아 국가들이 보기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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