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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는 못버텨” 먹거리 가격 다시 들썩
원자잿값·공공요금·인건비 상승
“가격 동결땐 손해...인상 불가피”
먹거리 가격 부담으로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소위 '편도족'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는 이들을 겨냥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가격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28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도시락 등. [연합]

정부의 ‘물가안정’ 동참 압박에 멈추는가 싶던 먹거리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공공요금과 함께 가공식품·외식 가격 등이 인상되면서 한계를 버티지 못한 기업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다시금 꺼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전반적인 물가 안정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4월 3일부터 품목별 가격을 500~3000원 올린다. 주요 한마리·부분육 메뉴는 3000원이 오른다. 교촌치킨은 “2014년 이후 10년 동안 주요 원자재 가맹점 납품가를 동결해왔다”면서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이 커져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를 기록했다.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 버거킹, 맘스터치, 맥도날드, 노브랜드 등도 모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여기에 제주삼다수 등 생수, 빙그레·해태 등 아이스크림 가격도 오른 상태다. 연초부다 먹거리 가격 인상이 멈추지 않아 정부는 1월과 2월 정부가 주요 식품업체를 만나 물가 인상 자제를 계속 요청해 왔다.

이에 가격 동결이 유지되나 싶더니 다시 가격 인상이 재개된 셈이다. 기업들은 각종 원자잿값·공공요금·인건비 상승 등이 더해지며 가격을 동결하지 않으면 손해가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매출액이 올라도 영업이익은 개선되지 않아 웃을 수 없는 업체들도 한둘이 아니다.

청정원 등 대형 식품 브랜드를 가진 대상은 지난해 매출이 17.7% 늘면서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대표적인 영업이익 감소 원인은 원자잿값 상승이다. 대상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잠정) 영업이익이 1392억원인데 이는 전년 대비 9.2%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기업의 수익성 감소는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과 고환율 상황에서 예측돼 왔다. 대형 식품업체 중 한 곳인 롯데제과도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이 매출액 4조745억원으로 1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3% 감소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원재료비 상승 등 원가 부담과 합병에 따른 컨설팅 비용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음식점에서 쓰는 식자재 가격이 1년 새 약 18% 오르면서 외식 사격에도 비상이 걸렸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가 자사 외식 사업자 전용 식자재 구매 애플리케이션 ‘식봄’에서 판매되는 식자재 2015개의 지난달 말 가격을 조사한 결과, 1년 전에 비해 평균 17.6%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지역의 자장면, 김치찌개, 비빔밥 등 8대 외식 상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같은 기간 1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메뉴 가격 상승률보다 식자재 가격 상승률이 더 높았던 셈이다.

식봄에서는 식자재 2015개 중 84.4%인 1701개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장면 재료를 살펴보면 밀가루(제면용 20㎏)는 1년 새 15.5% 올랐고 식용유(18ℓ)는 22.0%, 춘장(볶음춘장 10㎏)은 8.8% 각각 상승했다. 양파(15㎏)는 182.5%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업체들은 곡물 등 해외에서 원부자재를 수입하는 경우가 많아 국제 물가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식용곡물 수입단가지수(CIF·원화기준) 167.8로, 이는 고물가 국면이 본격화 하기 이전인 2021년 1분기 지수였던 100.7 대비 여전히 66% 높은 것으로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 요금 등 각종 생산 비용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국제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에 들어가도 바로 반영되기는 어렵다. 국제곡물 가격에 국내 수입 물가에 반영되는 데는 통상 3~6개월이라는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한창 비쌀 때 들여온 물품에 대한 부담을 업체들은 그대로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국내에 지난해 3~4분기 구입한 물량이 주로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 3· 4분기 식용곡물 수입단가지수는 각각 192.4, 191.7에 달했다. 김희량·신주희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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