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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도이체방크 불안에 자본성증권 발행 막히나…보험사, 자본확충, 또 발등의 불?[머니뭐니]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글로벌 대형은행 파산 사태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험사의 자본확충 이슈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보험사들이 4조원 가량 자본을 조달했던 신종자본증권이 시장환경 악화로 원활한 발행 기대가 어렵게 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2분기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시점이 도래하는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추정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4월엔 한화생명, 5월엔 KDB생명이 각각 10억 달러(약 1조2900억원), 2억 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에 대응해야 한다.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이 올해 감독 강화를 예고한 해외 대체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신용 리스크 관리도 부담이다.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는 이미 2020년 9월에 70조원을 넘어섰는데, 글로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 부동산PF 대출의 경우 다른 금융업권보다 많은 44조원(지난해 9월 기준) 규모에 이른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화면에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주가 정보가 떠있는 모습. [연합]

이에 따라 자본확충과 대손충당금 적립은 보험사에게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 매각, 도이체방크 은행채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20bp(1bp=0.01%포인트) 이상 치솟는 등 금융 시스템이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3조원, 연간으로는 4조원 가량을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조달했지만, 유럽발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사태로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퇴직연금 머니무브, 저축성보험 해약 등으로 촉발됐던 유동성 리스크가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이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행한 코코본드 상각 등의 영향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비롯한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기 점점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며 “양질의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또 “결국 보통주자본을 증자해야 하는데, 유상증자를 하거나 배당을 줄이고 이익잉여금을 유보하는 방식이 있다”며 “다만 증자 여력이 충분한 대주주가 없는 경우도 있고 내부 유보는 연말에 결정되는 사안이다 보니,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 일종의 자본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식을 보다 빨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본성증권 발행이나 보통주자본 증자가 어려운 일부 중소형사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시장이 다 안 좋은 상황에서 수익성이 나빠진 일부 생보사들은 내부 유보나 증자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며 “자본확충 여력이 양호한 회사와 그렇지 못한 중소형사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올해 자본 및 건전성이 취약해질 우려가 있는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리스크 확산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성증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된 자산에 대해 운용이 적절하게 되고 있는지를 상시 검사하고, 테마를 잡아 별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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