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LFP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총 생산능력은 43GWh(기가와트시)로 북미 지역 글로벌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한때 보류했던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건설을 재개하고, 투자금액 및 생산규모를 각각 4조2000억원, 27GWh로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같은 부지 내에 3조원을 별도 투자해 총 16GWh 규모의 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공장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애리조나주에 1조7000억원을 들여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3개월 뒤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투자비 급등으로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장 건설을 재추진하게 된 데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IRA 시행에 따라 북미 지역 내에서 고품질·고성능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고객들의 요청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기존 계획했던 투자를 대폭 확대해 고객 및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신규 원통형 배터리 전용 생산공장은 올해 착공해 2025년 완공과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 모델인 2170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며 미국 주요 전기차 고객사에 공급이 이뤄진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북미 지역 내 원통형 배터리 전용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최초다.

해당 공장은 연평균 27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3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에 달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원통형 시장을 선도해 글로벌 최고 배터리 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도 건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가 생산된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ESS 시장 역시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한 정책적 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급격한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할 ESS 전용 LFP 배터리 및 시스템은 에너지 밀도 등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갖췄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또 현지 생산으로 물류, 관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ESS 배터리 공급에만 집중하는 경쟁사와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통해 ESS 공급부터 사업 기획, 설계, 설치, 유지, 보수 등 ESS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신규공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에서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도 더욱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파우치·원통형 배터리는 물론 ESS용 LFP 배터리까지 제품영역을 넓혀 북미 지역 배터리 업체 중에서 가장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이번 애리조나 독자공장 건설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및 ESS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