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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자녀의 안전'을 미끼 삼아 협박한 뒤 현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잇따르고 있어 경찰이 주의를 당부했다.
21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우체국에서 고액의 현금을 찾으려던 7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면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9시28분께 대전 대덕구의 한 우체국을 찾아 2400만원을 출금하려다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우체국 직원의 제지를 받았다.
A씨는 직원 설명에도 "아들이 납치됐으니까 빨리 돈을 찾아야 한다"고 고함치며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마주해 1시간 동안 설득하고 A씨의 가족들과 전화 연결을 한 뒤에야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사건 하루 전인 27일 오후 1시30분께 대전 112종합상황실에도 '아들이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80대 여성 B씨는 '아들을 붙잡고 있다'는 한 남성의 협박 전화를 받고 이날 낮 12시께 그를 만나 현금 495만원을 건넸다.
이후 남성과 연락이 두절되자 아들이 걱정돼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신속한 위치추적을 통해 아들의 안전을 확인했지만,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몰랐던 B씨는 이미 수백만원을 빼앗긴 뒤였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 피싱 피해 신고 건수는 106건으로 피해액은 21억여원에 달한다.
올해는 지난 1월 기준 29건(피해액 5억여원)이 발생했는데 2월에는 51건(피해액 7억여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특히 고령자를 상대로 한 '협박 수법'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며 "자녀와 관련돼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으면 겁먹지 말고 가족에게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 역시 "최근 벌어지는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나 정보습득이 청·장년층에 비해 한정적인 노년층은 협박 전화 등 보이스피싱 범죄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감에 사로잡힌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창구에서 먼저 접하는 금융기관에서 상황을 살피고 경찰과 협조하는 현재 시스템을 잘 유지하고 더욱 촘촘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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