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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새 상징 될 ‘서울링’…英런던아이, 中보하이의 눈 넘어설까
하늘공원에 180m 대관람차 ‘서울링’ 2027년 완공
높이상 ‘런던아이’는 135m, ‘보하이의 눈’ 145m
세계 최대 ‘아인 두바이’(257m)는 바큇살 디자인
신개념 빈 고리형 디자인으론 서울링이 세계 최대
서울시가 8일 발표한 세계 최대 고리형 대관람차 ‘서울링’ 외부 투시도. [서울시 제공]
‘서울링’ 디자인 조감도.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2027년 말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 신개념 빈 고리형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완공 예정인 대관람차 ‘서울링’(Seoul Ring)이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존재감을 보일지 주목된다.

서울링은 기존 대관람차와 달리 바큇살이 없는 고리 형태로, 크기가 180m에 달한다. 서울시는 동력으로 재활용 에너지를 사용해 서울링을 서울의 관문이자 친환경 정책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시는 앞서 8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서울링 조성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현재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현지시간) 런던의 명물로 떠오른 대관람차 ‘런던아이’(London Eye)를 직접 탑승하며 서울링 구체화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00년 운행을 시작한 런던아이는 최고 높이가 135m에 달하는 대관람차다.

한 번에 25명까지 탈 수 있는 캡슐 형태의 캐빈(cabin·객차) 32개가 바퀴 모양의 구조물(rim)에 달려 돌아간다. 한 바퀴를 도는 데 30분. 가장 높은 지점에서는 반경 40㎞까지 경관을 볼 수 있다.

서울링의 높이는 런던아이보다 약 45m 높은 180m로 설계된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인 두바이(폭 257m)에 이어 세계 2위, 가운데가 빈 고리형 대관람차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크기다.

현존하는 고리형 대관람차는 2018년 운행을 시작한 높이 145m, 직경 125m의 중국 산둥 지역 ‘보하이의 눈’이 유일하다.

대관람차의 세계적인 흥행을 이끈 것은 런던아이다.

▶런던 명물 ‘런던아이’ 세계적 대관람차 열풍 주도=런던아이 이용료는 1인당 약 40파운드(6만3000원)다. 사업비는 1584억원이 투입됐지만 연간 350만명이 찾아오면서 운영업체는 3년 만에 투자비를 회수했다.

런던아이가 인기를 끌면서 인근 건물 가격이 4∼5배 오르고 런던 관광 활성화로 이어졌다는 게 런던아이 운영사 측 설명이다.

런던아이 성공을 계기로 2008년 싱가포르, 201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2021년 두바이 등에 속속 대관람차가 들어섰다.

그러나 2012년부터 뉴욕 스태튼섬에 건립이 추진된 대관람차 ‘뉴욕 휠’은 자금 확보와 경제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서울시는 서울을 대표하는 새로운 상징이 될 대관람차 설치 의지를 갖고 지난해 10월부터 입지 후보지로 하늘공원과 노들섬, 여의도공원, 노량진 수도자재센터, 잠실종합운동장 등 다양한 장소를 검토해왔다.

그 결과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진 노들섬과 조망 및 상징성이 우수한 하늘공원이 경쟁력 높은 후보지로 부상했고, 최종적으로 하늘공원이 선정됐다.

시는 하늘공원이 서울로 들어오는 서해뱃길의 관문이자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까워 남북통일 시대 새로운 관문으로서 상징성을 지닌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강뿐 아니라 서울 도심, 남산, 북한산의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고 쓰레기 매립지라는 과거와 연계해 서울이 지향하는 ‘탄소 제로(0)’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지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는 서울링을 기존 전통적 방식의 살(Spoke)이 있는 관람차 디자인에서 탈피해 규모 180m 내외의 살 없는(Spokeless) 고리 형태로 고안했다. 대관람차 설계업체, 대형 건설사 자문을 거쳐 구조적 안정성도 확보했다.

서울링은 해발고도 96m인 하늘공원에 지어져 지면에서의 높이가 276m다. 63빌딩(264m)보다 12m 높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시설 중 높이가 확정되지 않은 현대차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를 제외하면 제2롯데월드타워(555m), N타워(480m)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곳이 될 전망이다.

일단 규모 면에서 아인 두바이를 넘어서진 않지만, 디자인적으로 바큇살이 없는 빈 고리형을 선택해 ‘구형’ 바큇살 디자인의 대관람차와 확실한 차별화룰 이룰 전망이다.

또한 서울링은 현존 빈 고리형 대관람차 중 세계 최대인 중국 보하이의 눈을 규모 면에서 넘어서 세계 최대 빈 고리형 대관람차의 위상도 갖게 된다.

▶오 시장 “고리 형태 아이디어 직접 냈다…처음 해야 가치 생겨”=바큇살 디자인의 런던아이는 규모 면에서나 디자인 면에서 서울링과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서울링이 성공적으로 건립되면,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 명소인 대관람차 ‘런던아이’에 탑승해 도시경관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런단아이 탑승이 끝난 뒤 취재진에 고리 형태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며 “(세계 최대 고리형 대관람차를) 처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와볼 가치가 생긴다”고 말했다.

허나 규모 또는 디자인 면에서 세계적 위상을 갖게 된다 해도 서울링 성공의 관건은 결국 구조물의 안전성과 향후 운영에 따른 사업적 성공 여부로 귀결될 전망이다.

일단, 서울링이 런던아이처럼 캐빈을 잡아주는 바큇살이 없는 구조여서 안전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이에 런던아이 설계업체 측은 서울링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 시장과 런던아이를 동승한 런던아이 설계업체 스타네스의 존 헨리 디자이너는 “런던아이의 서스펜션(무게를 받쳐주는 케이블) 구조보다 살 없는 구조가 더 안전하고 시공도 더 간단하다”고 말했다.

서울링은 구조물을 지지하는 케이블 없이 관람차를 돌리기만 하면 되기에 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는 설명이다.

관리 측면에서도 로봇을 이용해 자주 청소한다면 황사나 먼지로 시야가 가려지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런던아이 설계자이자 서울링 자문에 응한 힐 스미스 스타네스 대표도 “런던아이를 설치했을 때보다 자재도 가벼워지고 기술도 더 좋아져 바큇살 없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역학적, 기술적으로 안정되게 구현될 수 있을지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설명을 듣고 좀 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상암동 매립토 깊이가 100m가 채 안 되는데 그 밑에 있는 지반까지 이어지는 120m 길이의 지지 파일을 20개 이상 박아 기초를 튼튼히 하고 난 후에 구조물이 올라가기에 (구조물의) 안정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아이는 구조물 하단에 연결된 두 개의 바퀴가 구조물과 맞물려 돌아가는 원리로 움직인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하단의 바퀴가 돌아가면서 구조물을 위로 올리면 내려올 때는 중력을 활용해 하강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원리는 런던아이와 달리 가운데 축과 살(spoke)이 없는 서울링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캐빈을 케이블로 연결한 뒤 케이블 자체를 돌리면 런던아이와 비슷한 구조가 된다”며 “캐빈이 직접 구조물을 타고 움직이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에서는 사업적 성공도 자신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350만명 이상 관광 수요” 자신감…서울 공원 명소화 전략도 추진=시 구상에 따르면, 서울링은 한 개에 25명이 탈 수 있는 캐빈(cabin) 36개로 구성돼 시간당 1474명, 1일 최대 1만1792명이 탈 수 있다. 연간으로는 약 350만명 이상의 관광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관람객 규모 면에서도 런던아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후발 주자인 서울링이 세계적 명물 런던아이나 현존 세계 최대 규모 대관람차인 UAE의 아인 두바이, 현존 세계 최대 규모 고리형 대관람차인 중국 보하이의 눈을 넘어서는 존재감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최첨단 신기술이 적용돼 각국의 기존 대관람차와는 비교불가한 위상을 갖게 될 거라는 기대감도 크다.

시는 서울링이 순환경제와 기후행동의 세계적 상징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운영에 필요한 전력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마포 자원회수시설에서 폐기물 소각 후 발생하는 재활용 에너지와 서울링 자체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하는 방식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서울링을 단순 유희시설을 넘어 난지도의 역사적 의미를 경험하게 하고 각종 축제와 프로그램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현지시간) 런던을 대표하는 400년 역사의 하이드 파크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또한 오 시장은 런던아이 탑승 다음날인 15일 현대적 공원의 발상지인 런던 하이드 파크(Hyde Park)를 방문, 하늘공원 등 서울의 공원을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서울 공원 명소화 구상도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하늘공원의 서울링, 인근의 월드컵경기장, 한강공원, 문화비축기지 등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곤돌라, 공중 보행로, 전망타워 등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런던 명물인 대관람차 런던아이와 하이드 파크를 복합적으로 구현한 서울의 새로운 상징을 선보이겠다는 야심이 드러난다.

서울시는 민간투자방식으로 상암동 하늘공원에 서울링을 만들 예정이다. 2025년 6월 착공해 2027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사업비는 약 4000억원이지만 설계와 공사 기간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시는 투명한 튜브 안에서 캐빈이 돌아가는 방식을 일단 제시했지만, 실제 디자인은 민간 제안을 검토한 뒤에야 확정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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