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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VB 가니 CS 왔다?”…크레디트스위스發 위기감 재확산, 우리 증시 또 ‘된서리’ 맞나 [투자360]
[게티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스위스 2대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 대한 부실위험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간밤에 뉴욕·유럽 증시가 하락했다. 이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크게 조정을 받았다가 지난 15일 그마나 반등에 성공한 국내 증시가 16일 다시 위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S는 최근 2021년과 2022년 연간 결산 보고서와 관련해 회계상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CS는 5개 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지난해 4분기에만 1000억달러 이상의 고객 자금 유출을 겪어 이미 상황이 악화한 상태였다.

이에 CS 주가는 유럽 시장에서 장중 30%가량 폭락하고,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의 가격도 장중 20% 이상 폭락하면서 은행권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미국 은행 파산이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로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이날 폭락은 미국의 은행 파산으로 유럽 내 문제 은행으로 지목됐던 CS의 최대 투자자인 사우디국립은행(SNB)이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강화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은행들을 접촉해 CS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확인하고 있으며, 미국 재무부도 미국 은행들의 CS에 대한 익스포저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다 장 막판 SNB이 CS에 필요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증시 낙폭이 줄었다. 스위스 당국은 CS는 자본과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으며, 미국 특정 은행들의 문제가 스위스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전이 위험을 야기하지는 않는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SVB,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이후 CS에 대한 우려마저 커지면서 은행권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장중 2% 이상 하락했으나 장 막판 SNB가 나서 CS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나스닥지수가 반등하는 등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0.83포인트(0.87%) 하락한 3만1874.5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36포인트(0.70%) 밀린 3891.9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90포인트(0.05%) 오른 1만1434.05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에 상장된 CS의 주가는 14%가량 하락했으며, 전날 급반등한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와 팩웨스트 방코프의 주가가 각각 21%, 12% 이상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4%, 5% 이상 하락하고, 웰스파고는 3% 이상 떨어졌다.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는 각각 5%, 3% 이상 밀렸다. SPDR 금융주 펀드는 2% 이상 하락했고, SPDR 지역은행 ETF는 1% 이상 떨어졌다.

유가는 5% 이상 하락하는 등 은행권의 부진이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는 한때 배럴당 65.65달러까지 밀렸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은행권의 예금 인출 사태를 지적하며 미국의 올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내린 1.2%로 조정했다.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자금 인출 등으로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 총수요에 부담을 줘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골드만은 판단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모두 부진했다. 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4% 줄어든 6979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수정치인 3.2% 증가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1% 떨어져 한달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3% 상승도 하회했다. 2월 PPI는 비계절조정 기준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 올라 전월의 5.7% 상승을 크게 밑돌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은행권의 건전성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CNBC에 출연해 금융 부문의 압박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는 은행 파산이 은행 산업에 전반에 대한 심리를 바꿔놓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하니 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우리는 숲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라며 적어도 몇주간 시장은 공포와 반등 사이에서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2.4%,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47.6%에 달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날의 30.6%에서 증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41포인트(10.16%) 오른 26.14를 나타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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