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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아지는 연준 책임론…3월 FOMC 결정 더 복잡해졌다 [SVB 파장]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갑작스러운 파산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SVB 주요 자산인 미 국채 손실을 가져왔고 결국 파산으로 이어지게 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21~22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당초 예상대로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SVB 예금자산은 지난 12개월동안 620억달러에서 1240억달러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JP모건체이스의 예금 증가율은 24%다. SVB는 이들 자금을 금리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국채 장기물에 투자했다. 하지만 연준이 그 사이 기준금리를 제로(0)에서 4.75%로 쉼 없이 올리면서, 1% 내외에 불과했던 미 2년물 국채금리는 5%에 달할 정도로 치솟았다. 이는 미 국채 가격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산의 상당 부분을 미 국채로 들고 있던 은행은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말 SVB의 만기보유증권(HTM)에서 150억달러 이상의 시가평가 손실이 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으로부터 들어오는 예금 감소까지 겹치면서 SVB는 유동성 위기로 내몰렸다.

문제는 SVB의 파산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금융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년 간 급격한 긴축이 금융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두려움이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투자자문사 러셀을 운영하고 있는 프레드릭 러셀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SVB파산은) 지하실에서 발견된 첫 번째 바퀴벌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선은 연준으로 쏠리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빅스텝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SVB사태는 물가 잡기와 경기 연착륙이란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애써온 연준에게 금융리스크 확산 차단이란 또 하나의 과제를 던져줬다.

WSJ은 “인플레이션 통제에 초점을 맞춰온 연준에게 SVB사태는 중앙은행의 또 다른 핵심 의무인 금융 안정을 생각하게 한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FOMC에서의 빅스텝 가능성은 파월 의장 발언 이후 78%까지 치솟았지만 SVB사태 이후 40%대로 낮아졌다. 반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0%대에서 60%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지난 10일 발표된 미 고용지표로 노동시장 여건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이 확인돼 연준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2월 미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31만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2만5000건)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3.6%로 54년 만에 가장 낮았던 전달(3.4%)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3%대를 유지했다.

여기에 이번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WSJ은 “미 국채는 만기 전액 상환이 보장돼 있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몰고온 복잡한 신용상품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다이앤 스워크 KPM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0.50%포인트 인상을 전망하면서 “현재 금융 시스템에서 발생한 문제들은 연준을 한 발 물러나게 할 정도의 규모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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