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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VB 구제금융 놓고 대립하는 美 정치권…공화당 “큰 정부 종식”[SVB파산]
민주 일각, 한도 초과 예금도 보증 요구…규제 강화 목소리도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SVB 본사 모습.[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몰락 사태의 책임과 대응 방안을 두고 미국 정치권이 대치하고 있다. ‘작은 정부’를 선호하는 공화당이 구제금융 등 정부 개입을 반대하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정부가 예금주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고 유사 사태를 막기 위해 금융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의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성명을 내고 “납세자가 SVB를 구제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개인 투자자가 은행과 자산을 사면 되지 미국 납세자가 개입해야할 책임은 없다. 큰 정부와 기업 구제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시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SVB가 경영 판단을 잘못했다며 “우리가 그런 잘못된 행동이나 경영을 보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증 한도인 25만달러(약 3억3075만원)를 초과한 예금까지 보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규제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같은 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규제 당국을 탓하면서 “우리는 거대한 연방 관료 집단을 두고 있지만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그들이 필요할 때는 절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감지된다. SVB 본사가 있는 북부 캘피포니아의 로 카나 하원의원(민주)은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정부가 원칙적으로 모든 예금주의 예금 전액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재무부에 있었던 1991년 재무부가 뉴잉글랜드 은행의 예금 전액을 보증한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SVB가 보유한 자산이 충분하지만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해진 것이라며 재무부와 FDIC가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에릭 스월웰 하원의원(캘리포니아)과 루빈 가예고 하원의원도 트위터에서 FDIC가 25만달러를 초과하는 금액도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상원 은행위원회의 로버트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의원은 NBC 인터뷰에서 구제금융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SVB의 파산관재인으로 지정된 FDIC는 은행 자산을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으며 이 방안이 최선의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자산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보증 한도를 초과한 예금까지 보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정치권이 극도로 분열된 상태에서 이런 방안이 쉽지 않을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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