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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와 인류애의 영웅” 나치 저항조직 마지막 생존자 103세로 별세
트라우테 라프렌츠 별세
‘백장미단’ 마지막 생존자
트라우테 라프렌츠의 1943년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독일 나치 정권 저항 단체 백장미단의 마지막 생존자 트라우테 라프렌츠가 향년 103세 나이로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

10일 AFP 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백장미 재단과 라프렌츠의 아들인 마이클 페이지가 그가 별세했다고 밝혔다.

백장미단은 1942년 여름 뮌헨에서 젊은 학생들이 주축이 돼 활동한 반나치 단체다. 전단을 배포하고 그라피티를 남겨 나치 정권에 대한 독일인의 저항을 촉구했다. 나치 정권의 범죄나 유대인 학살을 고발했으며, 거리에 ‘타도 히틀러’ 등 슬로건을 그려넣기도 했다. 1943년 2월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의해 지도부가 체포됐고 나흘 만에 참수형을 당했다.

1919년 5월생인 라프렌츠는 함부르크 의대생 시절 백장미단을 결성한 알렉산더 슈모렐과 한스·소피 숄 남매를 만나 뮌헨으로 옮겨 갔다. 백장미단에서는 전단을 나르고 잉크와 종이, 봉투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았다. 라프렌츠는 숄 남매 등 백장미단 지도부가 목숨을 잃고난 뒤 다음 달인 1943년 3월 체포됐다. 1년 복역 후 석방됐으나 곧 다시 체포되는 등 1945년 4월 독일이 패전할 때까지 경찰 조사를 받거나 감옥에 수감됐다. 1947년 미국으로 이주해 의학 공부를 마쳤으며 안과의사인 버넌 페이지와 결혼해 네 자녀를 뒀다. 20여 년간 에스페란자 특수학교의 교장을 맡았고 인지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지난 2019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라프렌츠의 100세 생일에 그에게 공로 훈장을 수여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라프렌츠를 “국가사회주의의 범죄에 맞서 양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독재와 유대인 학살에 저항하는 용기를 지닌 몇 안 되는 이들 중 하나”라며 “자유와 인류애의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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