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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 ‘빚투 살얼음’ 종목, 공매도 주의보
2차전지·AI 관련주 신용잔고 급증
급격한 주가조정땐 큰 피해 우려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서 개미(개인 소액투자자)들이 대대적으로 ‘빚투(빚내서 투자)’를 벌이고 있다. 특히 ‘2차전지·인공지능(AI)’ 관련주 등에 ‘단타’를 노리고 몰려드는 모양새다.

빚투 개미를 노리는 공매도 세력이 따라 붙으면서, 종목별로 급격한 주가 조정에 따른 ‘개미지옥’이 곳곳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9일 종가(809.22)까지 20.5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8.69%)의 2.4배에 이른다. 급격한 주가 상승에 코스닥 시장에서 단기 차익을 올리려는 개미들의 빚투 규모도 눈에 띄게 늘었다.

헤럴드경제가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5개 종목들의 신용융자 거래 잔고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대표주로 꼽히는 성일하이텍이 68.9%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기록한 전체 코스닥 종목의 신용융자 거래 잔고 증감률(5.1%)의 13.5배에 이르는 수치다.

성일하이텍처럼 2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빚투 증가세가 확연했다. 반도체 관련주로 분류되지만 최근 2차전지 관련 사업 부문을 확장 중인 리노공업(44.6%)과 ‘양극재’ 업체 천보(27.6%)는 물론, 2차전지 소재주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14.1%)과 엘앤에프(21.8%)의 신용거래 잔고도 연초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로봇·AI 관련주 등 연초 ‘테마주’로 분류됐던 미래 먹거리 관련 종목에 대한 빚투 규모도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590억원을 투자해 눈길을 끌었던 레인보우로보틱스, 생성형 AI 챗봇 ‘챗(Chat)GPT’ 관련주 다우데이타의 신용융자 거래 잔고는 연초 대비 각각 48.3%, 29%나 커졌다.

이 밖에도 카카오와 하이브가 벌이는 ‘사생결단’ 경영권 다툼으로 연초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도 이 기간 신용융자 거래 잔고가 32.7%나 늘었다.

코스닥 시장 내부의 급격한 공매도 거래량 증가 추세도 뚜렷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25개 각 종목들의 일별(1월 2일~3월 8일) 총 거래대금 중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의 평균값을 분석한 결과 개미들의 ‘빚투’가 두드러졌던 섹터에서 공매도의 그림자 역시 짙었다.

전해액 생산업체인 솔브레인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16.72%로 2차전지 관련주 중 가장 높았고, 그 뒤를 리노공업(13.44%), 에코프로비엠(10.3%), 천보(8,92%), 엘앤에프(8.19%) 등이 따랐다.

전체 코스닥 종목들의 전체 거래액 중 공매도 비중 평균치는 2.37%였다. 코스닥 시장엔 ‘공매도 과열 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올 들어 공매도 과열 종목을 지정한 횟수는 총 143회로 전년 동기(49회) 대비 2.92배나 많아졌다. 특히, 올해 총 지정 건수 중 90.2%(129회)가 코스닥에 쏠려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공매도 폭탄발(發) 주가 급락에 ‘빚투’ 개미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매도는 타인의 주식을 빌려 대량 매도하고, 이로 인해 하락한 주가로 해당 주식을 사들여(숏커버링) 빌린 주식을 갚은 뒤 차익을 얻는 형태로 진행된다. 주식을 파는 사람이 느는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빚투 비율이 높은 종목들의 경우 하락세에 접어들 때 급격한 반대매매 추세로 인해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공매도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도록 투자자들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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