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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의 간디’, 대선서 에르도안과 맞대결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야권 단일후보 선출
에르도안, 강진 후 지지율↓…5월 선거 접전 전망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튀르키예 공화인민당 대표[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튀르키예의 간디’ 케말 클르츠다로울루(74)가 튀르키예의 새 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돼 5월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과 맞붙는다.

7일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야권 6개당은 전날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를 단일 대선후보로 확정했다.

클르츠다로울루가 이끄는 CHP는 근대 튀르키예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의 당이다. CHP는 지난 1990년대 이후 집권하지 못했다. 그러나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소수파 단체들을 끌어안고 우파 정당들과도 연합을 형성함으로써 저변을 확대했다.

공무원, 경제학자 출신인 클르츠다로울루는 ‘간디 케말’, ‘튀르키예의 간디’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대선 후보 추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지지자가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했다.

낮은 어조로 말하는 그는 합의를 중시하는 인물로 “우리 테이블은 평화와 형제애의 테이블이다. 우리 국민연합(야권)은 협의를 통해 튀르키예를 다스릴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 술탄’으로 불릴 정도로 권위주의적인 에르도안 현 대통령과는 정반대 스타일인 셈이다.

이같은 특징은 흡인력과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BBC와 가디언은 전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20년 간 에르도안 치하에서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로 바뀌었다.

미국의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2016년 이후 반대론자를 용납하지 않는 권위주의 통치가 한층 강화됐다고 분석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6년 실패로 돌아간 쿠데타 시도 이후 국가안보를 핑계로 야당 의원과 언론인, 공무원, 학자, 군인, 경찰 등 수천명을 무차별적으로 숙청했다.

야권은 5월 대선을 계기로 튀르키예를 의회주의 시스템으로 되돌려놓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달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선 4만5000명 이상이 숨지자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공분을 등에 업고 야권의 지지세는 상승했다. 반면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소폭 하락했다.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지진 피해가 큰 것은 정부의 부패로 내진 설계 건축 기준을 제대로 강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다만 이번 6개 야당의 대선 후보 추대과정에서 클르츠다로울루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면서 '굿 파티'의 리더인 메랄 악세녜르가 야권 연합에서 빠졌다가 다시 복귀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 때문에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야권의 응집력과 단일대오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합이 이번 대선 후보 선출과 관련해 일관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유권자들의 질문에 설득력 있게 답변하지 못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선까지 충분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야권 정치분석가인 셀림 사자크가 가디언에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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