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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손실액 80조인데 檢 출신 전문위원? 복지부 "법률가 필요"
한석훈 변호사 상근 전문위원 임명에 野 "검사공화국 만들려는 거냐"
복지부 "상법 전공한 법률 전문가…기업법률 이슈서 전문가 필요"
국민연금공단이 2022년 한 해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를 기록했다고 밝힌 2일 오후 서울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모습. 국민연금의 작년 수익률은 1988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민연금이 지난해 80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검사 출신 변호사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 전문위원에 선임되면서 전문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자격조건을 갖춘 자를 임명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문위 활동 중에 향후 기업 법률 이슈 등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회사법을 포함한 법률 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 복지부 주장이다.

6일 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 전문위원 3명 중 1명으로 지난달 24일 한석훈 법무법인 우리 선임변호사가 임명됐다. 임기는 3년이다. 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8기로 서울고검·광주고검 검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상사법학회 부회장, 한국기업법학회 부회장 등도 맡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는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 등 3개 전문위원회가 있다. 가입자단체(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가 각각 추천한 상근 전문위원 3명이 각 위원회에 공통으로 활동하며 여기에 위원회별 관계 전문가 등이 더해져 각 위원회가 총 9명으로 이뤄진다.

국민연금 상근 전문위원직은 기금운용에 대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로 2020년 신설됐다. 당시 임명된 1기 전문위원은 오용석 전 금융감독원 연수원 교수, 원종현 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 신왕건 FA금융스쿨원장이다. 각각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대표의 추천을 받았다. 한 변호사는 지난달 임기가 끝난 오용석 전 위원의 후임이며, 신왕건 위원은 연임이 결정됐고, 나머지 근로자 단체 추천 몫의 위원은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전임자들이 모두 금융·연금 전문가들이라는 점에서 검사 출신 한 변호사의 임명을 두고 전문성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상근 전문위원들이 활동할 전문위 중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기업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최근 국민연금은 소유분산기업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 강화 방침을 시사해왔다.

이에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전직 검사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맡게 된 것”이라며 “연기금 및 금융회계 전문가만 맡던 자리였는데, 전문성 없는 검찰 출신이 꿰찬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복지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한 위원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3개 사용자 단체에서 공동으로 추천받은 자”라며 법령상 자격조건을 갖추고 있어 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법 시행령은 국민연금 기금운용 전문위원회 상근 위원의 자격을 “금융, 경제, 자산운용, 법률 또는 연금제도 분야의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했던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8.22%, 평가 손실액은 79조6000억원에 달했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후 최악의 성적표다. 최근 10년(2012~2022년) 평균 수익률도 4.9%로 캐나다 국민연금(CPPI·10.0%) 등 주요 글로벌 연기금 수익률을 밑돌았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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