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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 도시 소멸위기…시군구 절반 이상 출생아 1000명도 안된다
136개 시군구 출생아 수백명대…저출생 심화 악순환
학생수 감소로 인해 서울까지도 폐교·폐원 현실화
전남곡성·경북 울릉 등 3개 지역 출생아 50명도 안돼
지난 1월 13일 열린 강원도 춘천시 추곡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이서준(맨 왼쪽) 군과 김효은 양이 졸업장을 받고 있다. 두 학생은 추곡초등학교에서 22㎞ 떨어진 춘천시 신북읍 춘성중학교에 진학한다. 북산면에 중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 = 이정환 기자] 지방 소도시가 소멸위기에 처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작년 한 해 출생아가 수백명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산부인과·어린이집·초등학교·학원 등 육아에 필요한 사회 체계 전반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수요 감소가 공급 축소로 이어지면 지방에서 아이 키우기가 더 어려워져 저출생이 심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26개 기초자치단체(시·군·구)와 세종시·제주도 등 228개 지역 가운데 136곳(59.6%)은 작년 출생아가 1000명 미만이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출생아 수가 1천명 미만인 시군구 숫자를 보면, 서울(3), 부산(9), 대전(3), 인천(4), 광주(1), 대전(3), 울산(2), 경기(10), 강원(16), 충북(10), 충남(12), 전북(11), 전남(20), 경북(19), 경남(13) 등이다.

통계청은 100명 단위로 지난해 지역별 잠정 출생아 수를 발표했는데, 50개 시군구는 연간 출생아 수가 0명(0∼49명) 내지 100명(50∼149명)이었다.

5개 시군구 중 1곳꼴로 출생아 수가 150명 미만이었던 셈이다.

지난해 전국 평균 학급당 학생 수가 21.6명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갈 때쯤에는 해당 자치단체에 사는 모든 아이를 다 한 학교에 모아도 최대 7개 학급 밖에 못 채우는 셈이다. 이 가운데 전남 곡성군, 경북 영양군, 경북 울릉군 등 3개 지역은 연간 출생아 수가 50명에도 못 미쳐 '0명'으로 발표됐다.

이로 인해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폐교·폐원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만 해도 강서구 소재 염강초등학교와 공진중학교가 2020년 폐교됐고 광진구 소재 화양초등학교도 이달 문을 닫는다.

비수도권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작년 4월까지 전국 초·중·고교 193개가 폐교됐는데, 이 가운데 171곳(88.6%)은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학교였다.

어린이집도 2018년 말 3만9171개에서 작년 말 3만923개로 4년 만에 8248개(21.1%) 급감했다.

특히 0∼1세 영아 돌봄 수요를 주로 담당해온 가정어린이집은 이 기간 1만8651개에서 1만2109개로 35.1% 줄었다.

지방에서는 산부인과·소아과 진료를 받기도 쉽지 않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으로 전북 무주군·강원 평창군 등 전국 16개 지자체에는 소아과와 산부인과가 하나도 없었다.

2017년부터 작년 8월까지 소아과는 연평균 132개, 산부인과는 연평균 55개 폐원했다.

지난해 전국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잠정)으로 역대 최저를 경신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떨어졌고,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조출생률도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감소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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