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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용병기업 수장 "우크라 동부 바흐무트 사실상 포위"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과 위생병들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자포리자의 주택에서 한 남성을 구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우크라이나 최대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를 둘러싼 8개월이 넘는 공방이 러시아의 점령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와그너 그룹이 바흐무트를 사실상 포위했다"며 "우크라이나군에게는 단 하나의 도로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병력 철수를 지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돌려 우크라이나 포로로 추정되는 3명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철수를 요청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쪽에서도 바흐무트 일대의 전선을 재편성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왔다.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 드론부대 지휘관인 로베르트 브로우디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의 부대가 즉시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바흐무트 서쪽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나자렌코 우크라이나 방위군 부사령관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황이 심각하다. 전투가 24시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공격 과정에서 입는 손실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바흐무트에서 우리 임무는 그들에게 최대한의 손실을 입히는 것이다. 우리 영토 1m마다 그들에게 수백 명의 희생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국민 연설에서 "가장 어려운 곳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바흐무트다. 러시아는 숫자에 상관하지 않고 군인들을 계속 보내 우리 진지를 공격하고 있다"며 바흐무트 전황이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라뱐스크로 진격할 수 있는 요충지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부터 이곳을 공략한 지 약 8개월 만에 점령을 목전에 두게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잃은 막대한 병력만큼의 전략적 가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전쟁 전 7만여 명에 달하던 이곳 인구는 이제 불과 4천500명 수준으로 줄었고, 도시는 사실상 완전 파괴됐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도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차지하더라도 주변 지역이 이미 요쇄화된 상황에서 동부 전선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흐무트에는 현재 적게는 5천 명에서 많게는 1만 명의 우크라이나 병력이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바흐무트에 지원군을 증파했으며, 이를 두고 주둔 중인 병력의 안전한 철수를 돕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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