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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오스크 겨우 배웠는데 챗GPT는 뭐야”
장·노년층 따라잡기 허겁지겁
청년층은 챗GPT 실생활 활용
학원비 아끼고 시간도 세이브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등을 개인적 학습에 활용하며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지만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장·노년층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챗GPT를 활용하긴커녕 여전히 무인판매기(키오스크)조차 이용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디지털 기술을 학습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늘면서 정부에서도 뒤늦게 예산 확대에 나섰다.

2020학번으로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에 입학한 A(47)씨는 최근 챗GPT 열풍에 이용을 시도해봤지만 로그인부터 쉽지 않았다. A씨는 “주변 학생들 도움을 받아 회원가입까진 했는데, 어떻게 과제에 활용한다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며 “작년까지 학생식당에 있는 키오스크를 쓸 때도 매번 헤맸는데 챗GPT는 또 뭔가 싶다”고 털어놨다. 만학도 수강생을 받는 한 검정고시 학원 관계자 역시 “50~60대 분들이 디지털 기기 조작 자체를 어려워해서 여전히 종이로만 수업을 하고 있다”며 “불가피하게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할 때도 있는데, 플레이어 조작도 어려워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디지털 기술을 학습하려는 수요는 뚜렷하다. 과학기술정통부가 운영하는 대표적 디지털 교육사업 ‘디지털배움터’ 전국 이용자 수는 도입 첫 해인 2020년 42만8000명에서 2021년 65만명, 지난해 79만3000명으로, 3년 사이 87% 늘었다. 디지털배움터에선 장·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핸드폰,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부터 각종 프로그램 사용법을 교육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에서도 뒤늦게 예산 확대에 나섰지만 늘어나는장·노년층 디지털 교육 수요를 따라잡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배움터는 2021년 1000여개소에서 910여개로 오히려 줄었다. 관련 예산이 같은 기간 680억원에서 지난해 63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도입 첫 해엔 국비 100%로 예산이 지원됐지만 이듬해부턴 지자체 부담이 15%로 늘기도 했다.

다만 올해는 다시 예산을 690억원으로 편성해 다시 1000개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도입 당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 긴급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액 국비 사업으로 시작됐지만, 디지털 교육은 지자체 역할도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지원 비중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청년층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챗GPT 등 디지털 기술을 학습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이들이 늘었다. 최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챗GPT로 영어공부하는 법’을 안내하는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다. 챗GPT에 예문을 입력하고 ‘문법적으로 틀린 부분은 없느냐’, 혹은 ‘더 적절한 표현을 미국식 영어로 알려줘’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직장인 최영은(27)씨는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싶어 전문가 강의를 들어야 하나, 학원을 등록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비용 부담이 있었는데 일단 챗GPT를 활용해보기로 했다”고 했다.

한때 교육계에선 챗GPT가 부정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현재 반응은 보수적이지만은 않다. 일부 대학에선 과제 등에서의 챗GPT 사용을 무조건 금지하기보단 학습 보조 도구로 활용하게끔 장려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민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AI 활용 윤리강령’을 발표했으며, 정승익 서울사이버대 겸임교수는 올해 1학기 수업에서 챗GPT 사용을 전면 활용한다고 밝혔다.

박혜원·김빛나 기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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