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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 없이 폐막…우크라 이슈로 충돌
서방-러 비난 속 합의 무산…의장 성명만 발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2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의 회의장 앞에 각국 국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로 서방과 러시아가 충돌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결국 공동성명을 내놓지 못하고 2일 막을 내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개막한 G20 외교장관 회의는 이날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했다.

회원국들은 회의 기간 내내 여러 채널로 접촉하며 논의를 이어갔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 등으로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실패했다.

대신 인도가 전반적인 회의 내용을 압축한 의장 성명만 발표했다.

회원국들은 의장 성명 내 대부분의 사안에 동의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이슈와 관련해서는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이슈와 관련해 이견이 있었으며 우리는 이를 조화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G20는 지난 25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끝난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도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당시에도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 이슈와 관련해 서방 각국과 대립했다.

당시 회원국들은 의장 성명에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지난해 G20 정상회의 공동 선언 문구를 포함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만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양국의 이런 입장이 의장 성명에 명기됐다.

이번 의장 성명에도 재무장관 회의 때와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이날 회의에서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번 회의는 러시아의 정당한 이유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망쳤다"며 러시아와 각을 세웠다.

블링컨 장관은 또 러시아에 흑해 곡물 협정을 연장하라고 요구했다.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로 불리는 이 협정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했으며 이달 18일 만료 예정이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에게 미국과의 핵군축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2010년 체결된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는 게 골자인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최근 이에 대한 참여 중단을 결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진행되는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해 9월 발생한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과 관련한 빠르고 공정한 조사를 요청하며 반격했다.

러시아는 그간 이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해왔으며, 최근 폭발 사건이 미국 정부의 비밀 작전에 의한 것이라는 탐사 전문 기자의 보도가 나오자 미국에서 화살을 돌리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서방의 대표들이 G20 어젠다 관련 업무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비꼬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본회의의 다른 어젠다인 식량·에너지 안보, 테러 대응, 인도주의적 지원 등은 깊게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식 회의 외에 인도-미국, 인도-중국, 러시아-중국 등 각국이 별도로 만나는 양자 회담은 여러 건 진행됐다.

미국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날 처음으로 짧게 면담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는 "두 장관은 이동 중에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며 협상이나 회담을 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참석한 미국, 인도, 호주, 일본은 3일 뉴델리에서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안보협의체 쿼드의 외교장관 회의도 개최한다.

자국 국회 일정 때문에 G20 회의에 불참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쿼드 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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