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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봇물 터지듯’ 계속되는 인천 공공기관장들의 해외출장
‘인천은 지금 해외출장 시즌인가’… 민선 8기 인천시정부 출범 후 8개월 동안 출장길 몰아져
인천시장 4차례, 인천경제청장 3차례 강행… ‘2개월에 한번 꼴’ 잦은 출장 지적
인천시정무부시장, 인천시의회의장, 시의회운영위원장 등도 출장길 이어져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9월 호주로 해외출장인 모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지역 공공기관장들의 해외출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7월 민선 8기 인천광역시 시정부가 출범하면서 8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수차례나 해외출장이 강행되고 있어 “너무 잦은 출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인천 공공기관장들의 해외 출장은 인천을 위한 목적이 명분이기는 하지만, 임기중이거나, 단시일내에 진행할 수 있는 공약사업들이 아닌 대규모 프로젝트여서 시작만 요란할 수 있는데다가, 외유성으로 볼 수 있는 시선도 있기 때문이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오는 3월 1일 홍콩으로 해외출장을 떠난다. 지난해 12월 미국 하와이 출장을 다녀온 지 약 2개월만이다. 유 시장은 지난해 7월 민선 8기 인천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4차례 동안 해외출장을 진행하고 있다.

취임 후 8개월의 짧은 기간에 4차례의 해외출장 강행은 역대 인천시장들 가운데 유 시장이 처음이다. 2개월 마다 출장인 셈이다.

유 시장이 지난해 12월 유럽으로 해외출장을 간 사이 이행숙 인천시 정무부시장도 유 시장을 대신해 같은 기간에 우즈베키스탄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유 시장의 경우 홍콩 출장 일정(3월 1~4일)은 민선 8기 핵심 공약사업인 ‘뉴홍콩시티 프로젝트’ 구체화를 위한 목적이 있다. 현지 비즈니스 환경을 살펴보고 글로벌기업, 앵커시설 등의 유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앞서 유 시장은 지난해 12월 20~24일까지 미국 하와이 이민 1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자매결연 20주년을 맞는 호놀룰루 시장과 시의회 의장을 만나 우호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하와이 출장은 이민 120주년 기념을 위한 인천-하와이 국제미술교류전, 특별 사진전, 인천의 날 행사, 인천시립무용단 축하공연 등을 진행하기 위해 인천시 공무원, 시립무용단 등 약 100여명에 가까운 대규모 인원이 동행했다.

또 지난해 11월 12~20일까지 프랑스·스페인·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4개국을 방문했다. 재외동포청 유치 지지, 국제 우호협력 강화와 투자 유치활동, 초일류 글로벌 도시 구상,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 등이 목적이었다.

지난해 7월 취임 첫 해외 출장지는 싱가포르와 호주(지난해 9월15~22일)였다. 취임 70여일만에 유 시장은 인천을 초일류도시로 올려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핵심 공약 ‘뉴홍콩시티’와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도 유 시장 못지 않다. 김 청장은 지난해 10월말 제7대 청장으로 취임한 후 지난 4개월 동안 3차례 해외출장을 오갔다.

김 청장은 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 17~20일까지 일본에 이어 21~27일까지 미국을 연거푸 다녀왔다. 앞서 김 청장은 취임 100일만인 지난 1월 4~11일까지 미국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또 유 시장의 유럽 4개국 출장때도 늦게 합류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최근 일본과 미국 출장을 이유로 인천시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도시개발특위)에 참석해야 했는데 이를 불참하고 해외출장을 강행해 인천시의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 청장의 일본·미국 출장 때문에 다시 일정을 조정해 오는 13일 도시개발특위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과 한민수 인천시의회 운영위원장도 해외출장을 이어갔다.

허식 시의장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스페인·포르투칼을 방문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동행했다. 앞서 허 시의장은 유 시장과 미국 하와이 출장에 동행하기도 했다.

한 운영위원장도 대한민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와 함께 지난달 3~11일까지 두바이·그리스·이탈리아로 출장을 다녀왔다.

이처럼 인천 기관장들의 계속되는 국외 출장길은 마치 ‘해외출장 시즌’을 방불케 할 정도로 취임 후 단 시일 내에 강행되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장들의 해외출장 명분의 이유는 있겠지만 짧은 시일내 동시다발로 봇물터지듯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해외 출장비도 만만치 않다. 유 시장의 미국 하와이 출장의 경우 하와이 이민 120주년 기념 행사운영비 1억8000만원 등 5억9000만원이 소요됐다. 4차례의 해외출장비와 정무부시장의 출장비 1700만원, 인천시의회의장 및 운영위원장, 인천경제청장까지 합산하면, 약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천시 한 공무원은 “인천시장 임기 중 업무상 다녀와야 할 이유는 있지만, 취임 후 8개월이라는 짧은 시일 내에 4차례나 해외출장을 한 시장은 역대 인천시장 중에 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65) 씨는 “마치 ‘인천 공공기관들의 해외출장 시즌’을 보는 것 같다”며 “수도권매립지 이전, 송도6·8공구 등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 보다 해외출장과 관련된 일들이 더 급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시각에서도 “뉴홍콩시티나,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단 시일내에 이루어지는 사업들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짧은 시일에 몰아서 해외 출장을 가는 것 보다 임기 중 좋은 시기때 일정을 잡아 맞춰 가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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