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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계 임금인상 요구 빗발...고물가 고통 더 커진다 [러-우크라 전쟁 1년…국내경제 파장은]
KDI, 소비자물가 상승률 3.5%로 0.3%p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째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에 수급 불안과 고물가 여파가 몰아쳐 민생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품가격은 물론 공공요금까지 물가 수준이 한 단계 뛰어올랐다. 치솟은 물가로 실질임금이 감소한 탓에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도 커지고 있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원자잿값 급등...2분기도 5%대 물가=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3.5%로 0.3%포인트 올리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3.3%에서 3.4%로 올려잡았다. 공공요금 인상이 다른 재화나 서비스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후유증과 러-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및 국제 곡물가 급등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돼 국내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도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초 1분기 정도까지 5%대 물가가 이어지고 서서히 자릿수를 낮출 것으로 봤지만, 최근 추세라면 2분기에도 5% 물가 상승률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현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5월(5.4%) 이후 올해 1월까지 9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엔 전년 동월 대비 5.2%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5.0%)보다 0.2%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만이다.

▶러-우 장기화에 임금인상 압력까지=원자재가격 상승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 주요 기업을 상대로 한 원자재·공급망 전망 조사를 보면, 응답 기업의 42.7%가 올해 글로벌 원자잿값이 오를 것으로 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28.1%)’와 ‘팬데믹 리스크 감소에 따른 수요 확대(28.1%)’가 그 이유였다.

이는 지난 한 해 급등했던 생산자물가지수가 올해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연간 생산자물가는 전년보다 8.4% 상승했다. 국제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연간 상승률은 6.4%, 2020년은 -0.5%였다.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상승하면 그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 전가된다. 지난해 라면값, 우윳값이 큰 폭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치솟은 물가는 임금인상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최근 5년새 가장 높은 9.1% 인상요구율을 확정했다. 민주노총도 당초보다 두 달 빠른 3월 중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임금 결정에 치솟은 물가를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임금을 인상하면 기업이 늘어난 인건비를 제품가격에 전가해 다시 물가가 오르는 ‘임금인상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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