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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태평양 군도 특사 임명…미국과의 지역 경쟁 격화
태평양 도서지역 큰 지정학적 중요성 부여돼
양 강대국과 앞다퉈 수교…영향력 경쟁의 장으로
솔로몬 제도의 수도 호니아라 앞바다에 배가 정박해 있는 모습.[AP 자료사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중국이 태평양 군도 지역에 특사를 임명하며 본격적으로 이 지역에 영향력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에 돌입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8년부터 피지 주재 중국 대사를 맡고 있는 첸 보가 중국 정부의 첫 태평양 도서 문제 특사로 임명됐다고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5일 밝혔다.

왕 대변인은 “중국은 첸 특사가 중국과 태평양 섬 국가들 간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신설된 이 자리는 2000년대 이후로 있었던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파견된 특사에서 한층 격상된 것이다. PIF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뿐만 아니라 태평양 섬 국가들을 포함하는 지역 기구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첸 특사가 여러 부처를 넘나들며 조정자로 활동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다 복잡하고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중국 정부가 이 지역의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오는 5월과 6월에 이 지역을 방문하는 동안 남태평양에 대한 중국의 특사의 역할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오세아니아에서 그 존재감을 상당히 키워왔다. 왕이웨이 교수는 “과거 태평양제도가 베이징에 중요했던 것은 주로 타이베이와 외교적 인정을 겨루는 경기장이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마셜제도, 나우루, 팔라우, 투발루 등 태평양 섬 4개국뿐이다. 키리바시와 솔로몬 제도는 2019년에 타이베이와의 관계를 끊고 중국과의 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3월에는 중국이 솔로몬 제도와 안보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현재는 미국과 영향력을 경쟁하는 무대가 됐고, 이 지역의 지정학적인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솔로몬제도 간의 안보협정은 1993년 현지 대사관을 폐쇄하고 37년 동안 국무장관을 이 지역에 파견하지 않았던 미국을 자극했다. 이 협정은 또한 남태평양을 안보 지역으로 간주하는 호주를 자극하기도 했다.

미국은 즉각 솔로몬 제도와 인근 국가들에 고위 관리들을 파견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첫 미·태평양 군도 국가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12개국의 지도자들을 초대했고 그 지역의 국가들을 위한 8억1000만 달러의 경제 원조 역시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정상회담 직후 중국의 ‘압박과 경제적 강요’가 이 지역과 미국의 평화와 번영, 안보를 해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첫 번째 미국 태평양 파트너십 전략을 공개했다. 이 지역에서 미국의 외교적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미국이 솔로몬 제도, 키리바시, 통가에 새로운 대사관을 개설하여 태평양 제도에 있는 미국 대사관의 수를 6개에서 9개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이 대사관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3개국을 포함해 태평양 10개국과 8개국 대사관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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