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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물가 고통 지속된다...기업 43%"올해도 원자재값↑ 임금인상까지"[러-우크라 전쟁 1년]
KDI,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3.5%로 0.3%p↑
9개월째 5%이상 고물가...전기가스에 교통비까지 '급등'
기업 42.7% "러-우 장기화에 올해 글로벌 원자잿값 상승"
거세진 임금인상 압력 '임금인상발 인플레이션'까지 첩첩산중

1월 물가를 끌어올린 전기·가스요금에 이어 택시와 버스·지하철 등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요금 인상 탓에 2월에도 5%대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12일 오후 지하철 서울역에 게시된 운임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넘기면서 우리 경제에도 수급 불안정과 고물가 등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품가격은 물론 공공요금까지 한국 물가 수준이 한 단계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솟은 물가로 실질임금이 감소한 탓에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도 커지고 있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원자잿값 급등…2분기도 5%대 물가=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3.5%로 0.3%포인트 올리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3.3%에서 3.4%로 올려잡았다. 공공요금 인상이 다른 재화나 서비스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한 것이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예상보다 경제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원자잿값 급등 여파가 뒤늦게 반영돼 물가는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도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초 1분기 정도까지 5%대 물가가 이어지고 서서히 자릿수를 낮출 것으로 봤지만, 최근 추세라면 2분기에도 5% 물가 상승률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현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5월(5.4%) 이후 올해 1월까지 9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5.2%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5.0%)보다 0.2%포인트(p) 확대된 것이다.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작년 9월 5.6%에서 10월 5.7%로 오른 이후 3개월만이다.

특히 전기·가스·수도는 28.3% 올라 별도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에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는 작년 7월 0.49%p, 10월 0.77%p, 지난달 0.94%p로 점점 커지고 있다. 2월엔 택시와 버스·지하철 등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요금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각종 재화·서비스의 원자재 성격인 공공요금이 이처럼 우후죽순 오를 경우 서민들로선 매우 고통스러운 5%대 고물가 시대가 예상보다 더 길어진다.

▶러-우 장기화에 임금인상 압력까지=원자재가격 상승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 주요 기업을 상대로 한 원자재·공급망 전망 조사를 보면, 응답 기업의 42.7%가 올해 글로벌 원자잿값이 오를 것으로 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28.1%)’와 ‘팬데믹 리스크 감소에 따른 수요 확대(28.1%)’가 그 이유였다.

생산자물가지수 등락률. [한국은행 제공]

이는 지난 한 해 급등했던 생산자물가지수가 올해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연간 생산자물가는 전년보다 8.4% 상승했다. 국제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연간 상승률은 6.4%, 2020년은 -0.5%였다.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상승하면 그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 전가된다. 지난해 라면값, 우윳값이 큰 폭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치솟은 물가는 임금인상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최근 5년새 가장 높은 9.1% 인상요구율을 확정했다. 민주노총도 당초보다 두 달 빠른 3월 중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임금 결정에 치솟은 물가를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지만, 임금을 인상하면 기업이 늘어난 인건비를 제품가격에 전가해 다시 물가가 오르는 ‘임금인상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최저임금 10% 인상 시 전체 임금은 약 1% 올랐고, 물가도 약 0.2~0.4% 상승했다. 한국은행도 제조업의 경우 임금이 10% 상승할 경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0.1%에서 2%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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